운영비로 여행, 차 사고, 개인 빚까지 갚은 경북 사립 유치원

경북 전체 사립 유치원 261 곳 중 165곳 감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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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17:17 | 최종 업데이트 2018-10-16 17:25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국회의원이 전국 사립 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경북 지역에서도 유치원 운영비를 여행, 차량 구매, 빚 상환 등 원장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등 비리가 발견됐다.

박용진 국회의원이 공개한 ‘전국 17개 시도별 유치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경북 전체 사립 유치원 261곳 중 감사에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유치원은 모두 165곳이다.

지역별로 구미 51곳, 경산 34곳, 포항 23곳, 경주 12곳, 칠곡 11곳 순으로 많았다. 적발 내용은 주로 증빙 서류 관리 소홀, 운영위원회 운영 부실 등이 주를 이루었지만 유치원 운영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비리’도 다수 발견됐다.

포항 지역 9개 사립 유치원 원장은 지난 2016년 4월 2박 3일 동안 학기 중에 일본 홋카이도로 여행을 갔다. 이 중 8개 유치원 원장은 적게는 84만 원, 많게는 95만 원을 출장비 명목으로 운영비에서 지출했다. 이들은 감사 적발 후 행정 처분(주의)을 받고 돈을 다시 반납했다.

▲단체로 해외여행을 간 포항 지역 9개 사립 유치원 명단(자료=박용진 의원)

공적 연수가 아닌 개인적 해외여행에 유치원 경비를 사용한 곳은 경산에서도 3곳 적발됐다. 경산 꿈나무유치원은 2015년 일본 여행에 65만 원, 윤성유치원은 2016년 싱가포르 여행에 118만 원, 대해유치원은 2014년 원장 해외 연수비 374만 원, 2016년 원감 해외 연수비 142만 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원장 개인 휴대폰 요금 납부, 차량 주유, 심지어 개인 차량을 사는데도 유치원 운영비가 사용됐다. 경산 삼성현유치원과 라온유치원은 원장 개인 휴대폰 사용료로 각각 2015년과 2014년에 224만 원가량을 유치원 회계에서 납부했다.

경산 예일유치원은 개인 차량 정비와 주유, 자동차 세금 등에 총 138만 원을 부당하게 지출했다. 서부유치원도 개인 명의 차량 등 주유, 과태료 납부, 자동차 세금 등을 내는데 134만 원을 썼고, 동산유치원도 개인 차량 주유에 125만 원을 썼다. 구미 송정유치원과 색동유치원도 통학 차량 외 사적 차량 연료비로 각각 280만 원, 288만 원을 부당하게 지출했다.

특히 칠곡 바움유치원은 원장 명의 차량을 구입하면서 보험료, 할부금 등 1천757만 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했다.

또 경산 서부유치원은 기독교유아교육협회 회비와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는데도 유치원 회계에서 466만 원을 지출했다. 경산 하양유치원도 각종 유치원 행사 종교 예배에 참석한 목사에게 예배비 명목으로 75만 원을 쓰기도 했다.

원장 개인 대출을 갚는데 유치원 운영비를 쓴 곳도 있다. 칠곡 찬누리유치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원장 개인 생활자금대여 상환금 315만 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납부했다.

▲유치원 놀이 모습

이들 유치원은 행정 처분 결과를 수용하고 부적절하게 쓴 비용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박용진 의원은 “감사 결과를 해당 유치원이 수용한 것만 공개했다. 불복해서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 진행 중인 건은 포함하지 않았다”며 “향후 감사 결과 보고서와 리스트도 각 시도별 2013~2018년 자료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보다 감사 적발 유치원 수와 적발 건수, 금액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립 유치원 회계집행 투명화, 학부모 동참 견제의 상시화, 교육기관 점검 내실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 총리는 “어느 유치원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른 곳의 잘못은 없는지, 잘못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국민이 아셔야 할 것은 모조리 알려드리는 것이 옳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그렇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북교육청 초등과 유아담당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다음 주 입학설명회할 때 특별히 감사결과를 따로 안내하지는 않는다. 현재 언론에도 많이 나와서 검색만 하면 명단을 알 수 있다”며 “학부모님들도 사립 유치원 비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교육부에서도 대책을 준비 중이라 곧 관련 대책이 준비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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