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구립도서관 ‘민간위탁’ 추진 논란

도심재생문화재단에 위탁···노조, 구의원 반발
이경숙 도시환경위원장, "의회도 거수기 노릇"
공무원노조, "공공부문 민영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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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 16:39 | 최종 업데이트 2019-02-28 17:18

대구 중구청(구청장 류규하)이 구립 도서관 3곳의 도심재생문화재단 위탁을 추진하자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해 7월, 구립 작은 도서관 3곳, 봉산문화회관 등을 대구시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에 위탁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재단이 운영하면 전문성과 효율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중구청은 ‘도심재생문화재단 활성화 계획’을 통해 “전문성을 가진 직원을 채용해 봉산문화회관, 도서관 운영, 지역 축제, 행사 등 업무를 이관해 재단 활성화에 기여”하고 “민간 전문인력 활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후원과 기부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구청은 재단에 위탁할 도서관으로 영어도서관, 느티나무도서관, 삼덕마루도서관을 꼽았다. 중구청은 현재 작은 도서관 9개소 중 8개소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구 구립 느티나무 도서관(출처=중구청)

■재단 위탁 추진 논란 왜? 중구 의회 담당 상임위인 도시환경위원회에서는 재단 위탁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하려 했으나, 3월 8일 시작하는 중구의회 임시회에서 재단 위탁 방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하면서 ‘졸속 추진’ 논란이 생겼다.

이경숙 중구의원(도시환경위원장,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중구청은 지난해 11월 임시회 회기 중 도서관 민간위탁 동의안이 심의 안건으로 올렸다. 도시환경위원회는 논의가 부족하다고 보고 11월 27일 안건 심사를 보류했다. 이후 중구청과 중구의회는 해당 안건에 대한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구의회는 28일 의원 간담회를 열어 재단 위탁 방안을 오는 8일 시작되는 임시회 안건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간담회에는 중구의원 전원(7인)이 참여했는데, 이중 민주당 소속인 이경숙, 신범식 의원만 재단 위탁 안건 상정 보류를 주장했다. 중구의원 7명 중 4명은 한국당 소속이고 3명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경숙 의원은 “민간위탁 안건에 관해 연구 중이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곧바로 안건에 올리기로 했다. 민간위탁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구청은 이미 로드맵을 다 그려 놓았고 의회에는 따라오라고만 한다.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인데도 의회는 문제제기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자유한국당)은 “전년도에 보류된 안건으로, 이번 회기에서 충분히 함께 논의할 수 있다”며 “회기 중 상임위가 부결할 수도 있고, 전체 회의에서 부결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도서관 민간위탁 왜? 중구청은 도서관 위탁을 도심재생문화재단 활성화의 한 방편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단 활성화 계획에 따르면, 이번 중구의회 임시회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지만, 봉산문화회관 민간위탁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재단은 류규하 구청장이 당연직 이사장을 맡고 있다. 중구청은 재단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해 상임이사(대표)직을 민간에 맡길 계획이다.

공무원노조 대경본부 중구지부는 지난해 8월, 중구청의 계획을 ‘재단 민영화’라며 비판했다. 노조는 “구청장 취임 후 1개월 남짓한 기간에 (민간위탁) 계획을 수립했다”며 “본질은 공공부문의 민영화”라고 지적했다.

이경숙 의원도 “도서관 위탁은 결국 재단의 외형을 키우려는 것”이라며 “구청장의 측근을 심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재단 위탁에 따른 문제점도 과제다. 당장 무기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도서관 사서 3명의 고용 문제가 생긴다. 또한, 중구청 설명처럼 재단 위탁을 통해 전문성·수익성 등이 증가할지도 미지수다.

이경숙 의원은 “3개 도서관 이용자가 2017년 2만 2,805명, 2018년 2만 6,946명으로 증가했다. 내부 프로그램 참가자도 늘고 있고 보유 장서도 늘고 있다. 이용 만족도도 높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제재 범위 내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구청이 도서관을 관리하면 법적인 제재가 많다”며 “재단으로 위탁하게 되면, 민간이 할 수 있는 더 넓은 범위의 운영을 할 수 있다. 구청에서 만든 재단법인이라 공공성 확보된다. 더 좋게 운영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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