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3년 9개월만 첫 재판, 일본인 전 사장 불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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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0 13:16 | 최종 업데이트 2019-04-10 14:02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북 구미의 유리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와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지티에스(GTS)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고소한지 3년 9개월 만이다. 당시 대표였던 일본인 하라노타케시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10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아사히글라스 등에 대한 불법파견 첫 재판이 열렸다. 해고노동자 12명을 포함한 노조원 40여 명도 방청했다.

10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형사1단독(판사 전용수)에서는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사히글라스,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 지티에스, 정재윤 지티에스 전 대표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 업무에는 파견근로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검찰은 “2003년 4월 20일경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허가를 받지 않고,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에 근로자 파견을 했다. 아사히글라스는 2012년 2월 11일경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 사업을 하는 지티에스로부터 178명을 파견받아, 직접생산 공정 업무에 종사하게 해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공소사실을 밝혔고, 피고인 측은 “파견이 아니라 도급이었다”며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김재근 아사히글라스 이사가 회사 대리인으로 출석했고, 정재윤 전 사장도 출석했다. 출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던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가 현재 일본에 있고, 한국 법인뿐 아니라 아사히글라스 일본 법인에서도 퇴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기소한 2월 15일 이후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 변호인단은 모두 사임했다. 법원은 재판관련 서류를 하라노타케시에게 송달했지만, 폐문부재, 수취인불명 등의 이유로 전달되지 못했다. 검찰은 하라노타케시 출석과 무관하게 피고인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일본과 사법공조를 통해 하라노타케시 출석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10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아사히글라스 등에 대한 불법파견 첫 재판이 열렸다. 회사 대리인으로 출석한 김재근 이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가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

다음 재판은 5월 1일 공판준비기일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 채택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 직후 <뉴스민>은 김재근 이사에게 하라노타케시 불출석 이유, 노동부 직접고용 시정명령 불이행 여부 등에 대해 질문을 했으나 “하라노타케시 전 대표가 퇴사한 걸로 알고 있다”는 답변만 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아사히글라스 쪽에서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2005년부터 한국에 들어와 큰돈을 번 아사히글라스는 파견법을 위반하며 비정규직을 고용했다. 불밥파견이 기소되기까지 3년 9개월이 걸렸다”며 “법원은 아사히글라스와 지티에스의 불법파견에 대해 엄중하게 다루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5월 29일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지티에스에서 일하던 노동자 138명은 노조를 결성했다.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가 지티에스에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그해 7월 21일 노동자들은 구미고용노동지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다. 구미고용노동지청은 2017년 8월 31일 아사히글라스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무혐의, 불법파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9월 22일에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78명을 11월 3일까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도 내렸다.

아사히글라스는 노동부 행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행정소송에 들어갔고, 검찰은 2017년 12월 21일 파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노조의 항고, 검찰의 재수사명령,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까지 열린 끝에 검찰은 올해 2월 15일 파견법 위반 혐의로 아사히글라스 등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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