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강은희 대구교육감 벌금이 80만 원으로 줄어든 이유는?

재판부, 법리오해,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아
양형 과다 주장은 받아들여 200만 원->80만 원
진보 시민단체, “전관 변호인단 주장 그대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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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19:58 | 최종 업데이트 2019-05-13 22:00

13일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연우)는 강은희 교육감의 지방교육자치법 위반죄에 벌금 80만 원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벌금 200만 원형을 선고했는데 왜 뒤집어졌을까.

강 교육감은 1심 판결에 대해 법리오해, 사실오인, 양형부당 3가지를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부당’ 주장만 받아들였다.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를 살펴보자. 강은희 교육감은 지난해 4월 26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교육감 예비후보 시절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이 적힌 선거홍보물 10만여 부를 선관위에 제출했다. 선관위는 문제 삼지 않고, 유권자에게 배포토록 했다. 강 교육감 선거사무소 벽보에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력을 선거일 전까지 게시한 부분도 혐의가 됐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받고 있음을 표방해서도, 당원 경력을 표시해서도 안 된다.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치고 퇴장하는 강은희 교육감

강 교육감 측, “선관위 공개 자료에 소속정당명 있다”
재판부, 법리 오인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교육감은 선거사무소 안 벽면 게시판과 예비후보자홍보물에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이라고 표시한 것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력을 정확하게 표시하기 위한 것일 뿐, 특정 정당의 지지 또는 추천을 표방하거나 당원경력을 표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했다고 주장했다.

강 교육감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후보자 공개자료 중 강 교육감의 당원 경력이 기재된 경력신고서가 등재돼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당 표시는) 국회의원 임기 동안 새누리당 소속 당원으로 활동하였음을 분명히 나타내는 것”이라며 “선관위 홈페이지에 정당명이 적힌 경력신고서를 게시하기는 하지만, 당원 경력 표시 범위를 완화해 선거 과정에서 정당명을 표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 교육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도 선관위가 공개한 자료에 이전 선거 출마 경력이 표시된 부분과 관련한 모순점도 짚어두긴 했다. 재판부는 “공직입후보경력 공개제도와 교육감선거에서의 당원경력표시 금지 규정은 서로 모순되므로, 지방교육자치법에서 그 준용의 범위를 축소하는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강은희 교육감의 후보 시절 선거사무소에 새누리당 경력이 기재돼 있다.

강 교육감 측, “강은희 교육감은 당원 경력 표시 몰랐다”
재판부, 사실 오인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교육감은 1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자백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당원 경력 표시 행위자가 아들이라 공개된 법정에서 책임을 다투는 것을 주저했고, 재판부에 당선 무효형을 피해달라고 호소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원심에서 허위로 자백했다”며 강 교육감이 알지 못했다고 주장을 뒤집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선거사무소를 운영하는 주체와 예비자홍보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여 배포한 주체는 어디까지나 피고인이므로, 피고인이 선거사무소 안 벽면 게시판과 예비후보자홍보물의 내용을 검토하고 확인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백의 내용이 다른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및 정황과 부합한다. 원심 법정에서 한 자백은 신빙성이 있다”라며 당원경력 표기는 강 교육감에게 고의가 있다고 봤다.

강 교육감 측, “원심 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재판부, 양형 과다 주장은 받아들여 200만 원->80만 원

재판부는 교육감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 원 형이 과하다는 강 교육감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위법을 알면서도 선거에 유리하게 사용할 목적으로 배포를 감행했다고 볼 수는 없어, 당원 경력 표시에 대해 강 교육감의 위법성 인식이 크지 않았다고 봤다. 또,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경력을 표시할 때 정당명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며 선관위 검토 과정에서도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새누리당 당원 경력 표기 사건이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비후보자 시절부터 선거운동 기간에도 강은희 교육감의 새누리당 경력이 언론보도를 통해 광범위하게 노출된 점, 경쟁자였던 김사열, 홍덕률 전 대구교육감 후보가 후보자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경력 관련 질문을 수차례 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이후이기는 하나 후보자간 토론회를 통하여도 피고인의 당원경력이 노출되었고, 특히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여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피고인의 당원경력이 공개된 점, 이 사건 선거과정에서의 후보자간 지지율 변화 추이 및 선거결과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이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하여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1심과 달라진 2심 변호인단
진보 시민단체, “전관 변호인단 주장 그대로 수용”

▲강은희 교육감 2심 결심 공판에 앞서 법원 앞에서 강은희 교육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전교조 대구지부 등 14개 진보정당·단체들은 “대구지방법원장으로 퇴직한 전관 등 초호화 변호인단의 주장과 논거를 항소심 재판부가 그대로 수용하고, 원심에서 수용한 검찰 주장을 완전히 배척했다는 점에서 쉽사리 이번 판결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성명을 냈다.

강은희 교육감은 항소심 첫 재판을 앞두고 변호인단을 새로 꾸렸다. 임재화 변호사(법무법인 반석), 이기광, 최기주 변호사(법무법인 중원), 김경철 변호사(법무법인 반석) 4명이다. 이기광 변호사는 대구에서 26년 동안 판사 생활을 하다가 2016년 울산지방법원장에 부임해 2018년 2월 퇴임 이후 3월부터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임재화 변호사는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해서 2004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2006년부터 대구지방법원 판사를 지냈고, 2013년 대구고등법원 판사를 끝으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김경철 변호사는 1999년부터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돼 줄곧 대구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2013년부터 법무법인 양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경철 변호사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에 배석 판사로 근무했다. 당시 함께 배석한 판사가 강 교육감 항소심 재판부 부장판사인 김연우 판사였다. 김연우 부장판사와 김경철 변호사는 사법고시 33회, 사법연수원도 23기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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