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콘로이 박사 대구 강연···“중증장애인 탈시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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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콘로이 박사(James W. Conroy, 미국 성과분석센터장)가 대구를 찾아, 중증장애인의 탈시설 정책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임스 박사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의 초청으로, 18일 오전 9시 30분 대구시청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임스 박사는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간담회에는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조정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장, 김인아 대구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 정한교 대구광역시 장애인복지과장 등 19명의 전문가도 참여했다.

▲대구를 방문한 제임스 콘로이 박사

제임스 박사는 미국 발달장애인 탈시설화 과정과 펜허스트(Pennhurst, 발달장애인 시설) 탈시설 정책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제임스 박사는 펜허스트에서 탈시설한 두 중증장애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탈시설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85년 탈시설한 니콜라스(Nicholas Romeo) 씨, 1978년 탈시설한 매리(Mary Alice) 씨의 사례다. 이들은 모두 탈시설 전 주변인에게 위협적인 도전적 행동을 보여, 탈시설 생활이 불가능할 것으로 간주됐다.

니콜라스 씨는 한 가정집으로 이주했고, 이후 2014년 사망하기 전까지 자립생활을 해가며 특별한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매리 씨는 펜허스트에서 강간, 폭행 등 폭력에 노출돼 약물에 중독되기도 했다. 자립생활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1978년 그룹홈(소규모 자립생활 그룹)으로 옮긴 뒤 펜허스트에서와 달리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제임스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70년도부터 시설 거주 장애인에 대한 탈시설화 과정이 시작됐다. 그 결과, 이들의 삶의 질이 매우 개선됐고, 평균도 수명 증가했다. 또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제임스 박사는 “작은 크기의 (자립생활)가정일 수록 평균수명과 사망률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다”라며 “지역사회 자립 생활과 시설 생활도 총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 장애인 인구는 2018년 말 기준으로 12만 3천 명이다. 이 중 장기 거주시설 거주 장애인은 1,341명이다. 시설 거주 장애인 수 대비 탈시설 인프라 구비 비율은 서울 포함 광역시 7곳 중 1위다.

제임스 박사는 세계적 탈시설, 발달장애인 연구자로 1970년 예일대학에서 생리심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템플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얻었다. 펜허스트 종단 연구의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했고, 펜허스트 탈시설 정책을 지켜보며 탈시설 장애인의 삶을 꾸준히 연구했다.

▲18일 오전 9시 30분, 대구시청에서 제임스 콘로이 박사 초청 강연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