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원탁회의 6년, "대구시 입맛따라 정책 반영···전면 재검토해야"

12일, 시민원탁회의 평가 정책토론회 열려
고비용 문제, 정책 정당화 수단 전락 등 문제제기
"시민의 자발적 숙의민주주의 위한 질적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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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18:26 | 최종 업데이트 2019-11-12 18:29

대구시민원탁회의가 대구시 행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등 기존 의미가 퇴색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 박세정 계명대 교수, 이소영 대구대 교수, 송기찬 대구시 시민소통과장

12일 오후 3시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상상홀에서 '시민원탁회의 평가와 개선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우리복지시민연합이 5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시민 537명 서명을 받아 대구시에 청구했다.

대구시민원탁회의는 지난 2014년 '안전한 도시, 대구 만들기'를 시작으로 모두 17차례 이어졌다. 6년 동안 시민 6,560명이 참여했고,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사업비 11억 8,250만 원을 투입했다. 한 회당 평균 6,321만 원을 썼다.

이날 토론에서는 가장 최근 열렸던 제17회 '무한상상 대구 신청사-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제16회 '보존인가 개발인가 시민에게 듣는다-팔공산 구름다리'가 대표적인 문제로 지목됐다. 대구시는 제17회 회의 결과는 신청사공론화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제16회 회의 결과로 팔공산 구름다리 정책을 추진했다.

16, 17회의 경우 5, 60대층 참가자들이 다른 원탁회의보다 많았다. 1회를 제외하고 모든 원탁회의 참석자 중 50대는 22.3% 비중을 차지하지만, 16회는 25.1%, 17회는 31.3%로 늘었다. 60대도 전체 참석자 중에선 12.6%지만, 16, 17회만 놓고 보면 각 35%, 24.9%다. 제17회 원탁회의는 신청사 경쟁에 뛰어든 4개 구·군의 참가자가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토론 주제가 문제가 아니라 방식이 문제다. 토론 결과를 자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참가자가 특정 연령대와 특정 지역에 편중됐다. 토론 과정보다는 투표 결과에 주목해 '고비용 저효율의 여론조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원탁회의는 시민이 대구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장과 계기를 마련했지만, 점점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정책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도 보인다"며 "기존 원탁회의 방식을 전면 폐지하고, 시민 의제 청구 요건을 완화하는 등 자발적인 숙의민주주의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도 "팔공산 구름다리 의제처럼 찬반투표가 이루어지는 경우 이해 당사자가 대부분 참여한다.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숙의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시민원탁회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탁회의는 사전 조사를 통해 의제를 정하고, 토론과 투표가 이루어진다. 현장 토론보다 사전 조사가 더 중요한 과정이다. 어떤 의제를 정하고, 질문을 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주제 선정부터 시민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고, 입장이 다른 시민의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행정에서 필요한 요식 행위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7회 시민원탁회의 '무한상상 대구 신청사-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참석자들이 자신이 그린 대구 신청사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소영 대구대학교 교수는 "시민원탁회의의 질적 전환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표성이 없는 집단이 2시간 토론만으로 투표한 결과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원탁회의 목적이 정책 결정이 아니라 지역 의제에 대해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여 정책 결정과 집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도 "대구시가 오늘 제기된 문제점을 완전히 바꿀 생각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원탁회의를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며 "원탁회의는 분명히 성과도 있었지만, 시장 공약사업이라도 용도가 다 되거나 의미가 퇴색되면 가차 없이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기찬 대구시 시민소통과장은 "팔공산 구름다리 원탁회의는 참가자 대표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찬반 비율보다 시민의 판단 기준을 확인하고, 찬반 이유를 살피는 소통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신청사 원탁회의는 참가자를 구군 동수로 랜덤 선정했으나 일부 공무원의 참여가 있었다. 입지가 아닌 신청사에 담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과제로 제시해 주신 시민의 자발적인 숙의민주주의 활동 지원에 대해 소규모 원탁회의를 지원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내년부터 숙의민주주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시민원탁회의는 그간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시민이 주인으로서 시정에 참여하는 숙의민주주의로서 가는 학습의 장이었다. 점점 더 성숙해서 흔들림 없는 시민의 소통과 참여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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