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해결 23일 본교섭 분수령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설 연휴 넘겨 이어져
노사 큰 틀 공감대는 이뤄···대표 23일 오후 본교섭

13:28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고공농성은 설 연휴를 넘겨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23일 오후 1시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본교섭을 연다. 여기에서 큰 틀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진다면 고공농성은 설 연휴가 끝난 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대의료원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7일부터 실무교섭을 이어왔다. 교섭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의료원 거부로 결렬된 사적조정안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수정하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확인된다. (관련기사=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조정 무산은 해고자 복귀 거부 때문(‘20.1.2))

김태년 의료원장은 22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됐다”며 “사적조정안을 참고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 상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긴 힘들다”고 말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송영숙 부지부장 현장 복귀와 노조 정상화 부분에 대해서 큰 틀에서 의료원장과 동의는 됐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교섭에 큰 틀에서 잠정합의가 이뤄진다면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나순자 위원장을 시작으로 이어가고 있는 단식농성은 멈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태년 원장이 내부 절차를 이유로 확답을 미루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김 원장은 “(내부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해서 최종 합의는 어렵고 잠정 합의를 하고 문구 조정은 추후에 해야 될 것 같다”며 “교수회에서 중간 과정을 보고해서 설명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곤 (결정을) 못해서,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사적조정 결렬이 공식화된 지난 2일 기자와 만나서도 의료원 내부 반발과 규정 변경 등 절차를 강조하기도 했다.

노조는 23일 본교섭을 앞두고 오전 11시 고공농성 해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김태년 의료원장의 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박문진 동지가 207일 동안 저 위에서 농성을 했는데, 의료원 측은 이때까지 어떤 결정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며 “의료원 측은 구성원 핑계를 대며 책임지지 않았다. 1시에는 김태년 원장이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207일 동안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은 “비록 설전에 타결되지 않더라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바다가 밀물이 있고 썰물이 있는 것처럼 느긋하게 투쟁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