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지 르포-수성을] 홍준표, “이상식·이인선 관심 없어. 문재인 타도”

17일 출마 선언 후 선거구 내 동네 도보 유세
곳곳에서 응원하는 시민들 만나 “이런 선거 처음”
“통합당, 잡탕당 돼···총선 끝나면 당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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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로 전국적인 관심 선거구가 됐다. <뉴스민>은 홍준표 전 대표 뿐 아니라 이곳에 출마하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와 동행 취재한 기사를 순차적으로 연재한다.

[관심지 르포-수성을] 이상식, “문재인vs홍준표는 이미 승부 나···승리 자신”
[관심지 르포-수성을] 이인선, “문재인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대통령 됐나?”

“나는 이상식 후보도 관심 없고, 이인선 후보도 관심 없다. 내가 지금 문재인 타도하러 온 것이지 그 후보들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구 수성구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홍준표(65)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출마 선언 이후 줄곧 문재인 대통령을 자신의 경쟁자로 언급했다. 24일에도 그는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가 비판을 많이 한다는 물음에 ‘그들에겐 관심이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7일 수성구을 출마를 선언하고 20일부터 선거구 내 동네별로 도보 유세를 진행했다. 24일에는 홍 전 대표가 이곳 출마를 준비하면서 집을 마련한 수성동4가를 도보 유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수성동4가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약 한 시간 동안 들안로, 달구벌대로, 수성로로 크게 구획된 블록을 한 바퀴 걸으면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었다.

▲지난 24일 홍준표 전 대표와 수성동4가 도보유세 동행한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걷는 내내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갔다. 다만,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에 대한 견해를 물었을 땐, “그건 내용을 확인을 못 했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당선 가능성을 물었을 땐 “그런 건 묻는 게 아니”라고 했다.

대신 “부산 시민들은 19대 때 문재인 대통령 만들었다. 대구시민들은 이번 총선에 홍준표 당선시켜 주고 대통령 만드는 그런 일을 왜 못하나”라며 “지금 TK 출신 중에서 앞으로 7~8년 내에 대통령 될 사람 있느냐? 재목이 있느냐? 나밖에 더 있나? 그러면 당선 시켜 주겠지. 대선 전초전”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누굴 찍어도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민주당 후보는 최고 20% 이상 절대 나오지 않는다”며 “보수 후보들 중에서 사람 보고 찍으면 될 것 아닌가. 내가 민주당 가겠느냐? 그것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유세가 시작되면 인물 차별성이 극명하게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라고 흡족해했다. 그는 “선거를 하면서 대한민국을 돌아다녀 봤는데 이번이 제일 기분이 좋다”며 “서울 같은 곳에선 선거운동을 하면 침도 뱉고, 욕도 한다. 그런데 여길 내려와서 일주일 동안 걸어보니 욕하는 사람은 본 일이 없다. 윤항기 씨 노랫말처럼 ‘나는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시간 동안 홍 전 대표를 따라 걷는 동안 10여 명의 시민들이 그에게 응원을 보냈다.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의 연령도 다양했다. 행정복지센터에 앞에선 중·장년층이 사진을 부탁하거나 ‘응원한다’고 말했고, 큰 대로변으로 나선 후에는 청년층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박희진, 김영재 예비부부가 홍준표 전 대표와 사진을 찍고 응원하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박희진(26), 김영재(36) 씨는 승용차로 지나치다가 홍 전 대표를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박 씨는 “일부러 내렸어요. 사진 찍어도 돼요?”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통쾌해서 지지한다. 언론에 비치는 모습이 시원하다”며 “막말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잘은 모르지만 홍준표 스타일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도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이 방어적이었다. 자기 생각을 숨기곤 했는데, 잘 표현하는 게 홍 대표밖에 없다”며 “그래서 홍 대표를 지지한다. 양산에서 수성구에 나온다고 해서 더 반가웠다”고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예비부부를 만난 후 홍 전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제일 좋아한다. 20대 지지율이 제일 폭발적이고, 3, 40대는 아주 좋다”며 “60대 넘어가면 내가 밀린다. 그분들은 당보고 찍는다. 그런데 60대 빼고는 모든 세대에서 내가 이긴다”고 흡족한 내심을 드러냈다.

홍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시민들은 그의 언행에 ‘시원함’을 느낀다고 했다. 유(48) 모 씨는 홍 전 대표의 매력을 ‘솔직함’으로 꼽았다. 그는 “솔직하고 믿음이 간다. 문 정권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은 홍 대표님 말곤 없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와 사진을 찍은 시민 중에선 김청아(35) 씨 처럼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도 있다. 수성공원에 두 아이와 산책을 나왔던 김 씨는 홍 전 대표를 발견하곤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는 “그땐(대선) 문 대통령 말곤 인물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는 건 견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는 그는 총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해야 할지 갈등하고 있다. 그는 “(홍 전 대표를)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비중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여당을 지지하지만, 홍 전 대표를 괜찮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호의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홍 전 대표는 이날도 여러 번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홍 전 대표는 “선거 25년 해서 아는데, 이렇게 행복한 선거는 처음”이라며 “대구 아니고 어느 지역에서 이렇게 반갑게 맞아준 적 있나. 내가 대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소속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그래서 황교안, 김형오에게 요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길가는 사람들이 저렇게 손 흔들어주는데, 서울에서는 선거 끝나면 그렇거든. 이건 선거 시작도 안 했는데 손을 흔들어 준다”며 “갸들(황교안, 김형오)이 나를 쳐내는 바람에 내가 대구에 올 수 있었다. 고향에 보내줘서 고맙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거 후 미래통합당 정비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이 되면 바로 대선이 얼마 남지는 않는다. 우리는 당권에 출마할 수 없다. 대선에 갈 사람은 당권 출마할 수 없다. 우리 당(미래통합당)이 지금 잡탕당이 되어 있다. 총선 끝나고 나면 당을 정비해야 될 거다. 정비하지 않고 이대로 잡탕당으로 당 운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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