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괜찮을까? 전교조, “대입에 매몰된 졸속 행정”

교육부, 고3-중3 9일부터 단계적 온라인 개학 발표
전교조, "학교 현장 교사, 학생 모두 혼란...대입 일정에 매몰"

17:39

교육부가 4월 9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밝힌데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가 “대입 일정과 수업 일수에 맞춘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31일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학사일정 운영과 대면수업이 불가능하다며 준비기간을 거쳐 고3, 중3 학생들부터 4월 9일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고1, 2와 중1, 2, 초4~6 학생들은 16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고, 초등학교 저학년(1~3)은 20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밝혔다. 유치원은 등원개학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휴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신학기 개학일 확정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 일정도 조정한다고 밝혔다. 수능은 2주 연기한 12월 3일(목) 시행,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16일 연기한 9월 16일로 변경했다. 대입전형일정 변경안은 대학과의 협의를 거쳐 4월 중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학교와 교사는 4월 1일부터 원격수업 준비에 들어가고, 학년별로는 개학일 후 2일을 원격수업 적응기간으로 설정했다. 교육급여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시도별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농산어촌 및 도서지역 학생들을 위해 학교 시설 활용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장애학생의 경우 자막, 수어, 점자 등을 제공하고,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원격수업과 순회 방문 교육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다문화학생을 위한 다국어 안내, 한국어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교육에 대한 고민 없이 대입 일정과 수업 일수를 맞추기 위한 졸속 행정이라며 온라인 개학을 비판했다.

이날 전교조 대구지부는 성명을 내고 “실제 현장 교사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교는 제한적으로 온라인 소통을 진행하였고 이에 따라 시설이나 플랫폼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며 “교사와 학생·학부모가 온라인 수업에 대해 대체적으로 접해보지 못하여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시범학교에서의 운영을 보면, 학생과 교사가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 문제점을 보였다. 음성이 들리지 않거나 잘못된 조작으로 접속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있었고 화면을 꺼놓고 수업을 듣는 학생도 많았다”며 “이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대학에서도 드러난 현상이며 초·중·고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더 크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경우 실제 대면 수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어 교사의 반복된 시범과 설명이 필요하며, 또래 학생들을 모방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주어질 때 교육이 일어날 수 있는데, 지금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은 철저히 독립된 공간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지만 교사의 입장에서는 일제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교사의 피드백이 원활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이 학생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전례 없는 상황으로 몰고 왔다고 하더라도 교육부는 무엇보다도 교육이라는 가치를 가장 우선에 둘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개학은 교육부가 대학 입시와 수업 일수를 맞추려는 행정 조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