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탓으로 돌린 대구교대 '데이트폭력 예방법'

학생 "여성에게 책임전가 말아야..." / 짜집기해 발간한 대학, "신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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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18:04 | 최종 업데이트 2018-02-14 16:15
[bloter_quiz_container id="3" title=""][bloter_quiz_item id="1" type="multiple_choice"][bloter_quiz_message id="1" img=""]아래 문항 가운데 대구교대가 만든 <데이트 폭력 예방법> 에 포함된 내용이 아닌 것은?[/bloter_quiz_message][bloter_quiz_choice_list][bloter_quiz_choice num="1" sub="분위기가 이상하면 다른 대화로 관심을 돌린다"][bloter_quiz_choice num="2" sub="호신술을 익혀둔다"][bloter_quiz_choice num="3" sub="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correct="ok"][bloter_quiz_choice num="4" sub="첫 데이트 때는 상대방의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bloter_quiz_choice num="5" sub="성관계를 갖겠다는 결정 없이 숙박업소나 자취방을 이용하지 않는다"][/bloter_quiz_choice_list][bloter_quiz_answer]3번이 정답입니다. 3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구교대가 제작 배포한 2015년 캠퍼스가이드북에 포함된 내용입니다.[/bloter_quiz_answer][/bloter_quiz_item][/bloter_quiz_container]

대구교육대학교가 2015년 신입생을 위해 제작한 '2015캠퍼스가이드북’ 데이트 폭력 예방법 내용이 여성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내용으로 채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해 논란이 된??‘국가 수준의 학교 성(性)교육 표준안’과 유사하다. 대학은 인터넷에 올라온 '데이트 예방법'을 짜집기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측은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제작 경위를 묻는 취재기자에게 "문제 있는 부분을 알려 달라"고 했다.

올해 2월 대구교대가 제작해 배포한 '2015캠퍼스가이드북’은 신입생을 위한 대학현황, 학사일정, 대학시설 등을 소개한 책자다. 문제의 내용은 데이트 성폭력 예방법 등을 다룬 ‘대학생활 길라잡이’부분이다.?대구교대는 책자에서 데이트 성폭력 예방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 12가지를 제시한다.

‘분위기가 이상하면 다른 대화로 관심을 돌린다’, ‘호신술을 익혀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잘 모르는 곳에서는 데이트하지 않는다’, ‘첫 데이트 때는 상대방의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 ‘성관계를 갖겠다는 결정 없이 숙박업소나 자취방을 이용하지 않는다’, ‘모든 데이트 비용을 상대가 지불해서 성관계를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등의 항목이다.

이 내용을 처음 발견한 이민경 씨(23, 대구교대)는 "마치 모든 데이트 비용을 내가 지불하면 상대에게 성관계를 강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합리화하는 구절로 느껴졌다"며 "데이트 비용에 대해서 별 생각 없던 사람이 읽었을 때는 상대가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면 성관계를 거절하기 힘들어야 하나? 그럼 데이트 비용을 잘 내야겠다는 의문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예방의 책임을 여성에게 넘기는 듯한 방법으로 전부 이루어져 있었다"며 "반대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지 말라, 성폭력을 하지 말라, 다음과 같은 남성(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진짜 데이트 성폭력의 근본적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입생가이드북
▲대구교대, 2015캠퍼스가이드북

‘데이트 상대를 선택할 때 다음과 같은 남성을 피한다’는 6번째 항목은 마치 여성을 데이트 폭력의 잠재적 피해자로 규정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여성이 피해야 할 남성 5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이 내용을 본 홍진희 씨(22, 대구교대)는 “신입생 가이드북이 여학우만 보는 책도 아닐뿐더러 여성을 잠재적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구체적인 문항이 여성을 피해자로 상정하고 있어 폭력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할 수 있는 문항"이라며 "상대방의 차든, 숙박업소든, 집에 돌아오는 길을 모르는 곳이든 상대가 원치 않는 행동은 폭력일 수 있다.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가르쳐야 하는데 여기에 그런 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구교대 학생처 관계자는 "당시에 여러 교육 사이트와 다른 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해서 만들었다”며 “다음에 책자를 또 만든다면, 여성단체 등에 더 자문을 구해서 신중하게 다시 논의해서 만들겠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혹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가르쳐달라"며 "성폭력 예방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 앞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예방법을 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경 씨는 “(이를 계기로) 주변에 있는 사소한 성차별 문제부터 이야기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여성에게 강요되는 코르셋 같은 것 등,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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