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함께 맞는 겨울, 방역 친화적 환경 조성 중요”

[인터뷰] 김종연 대구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②
“2, 3월 대유행 수도권 발생했으면 감당 못 했을 것”

14:21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언론에 공개되면서부터 권영진 대구시장 만큼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인물이 있다. 매일 언론 브리핑이 있을 때면 권영진 시장 옆에 서서 환자들의 의료적 처치에 대한 설명을 돕거나, 방역 전략적 의미를 풀어서 해설해주던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경북대 예방의학과 교수)이다. 대구가 2, 3월 코로나19 유행을 극복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2월부터 코로나19 유행이 잡힐 때까지는 방역 최전선에서 일했고, 어느 정도 유행기가 걷힌 이후에는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는 일에도 매진했다. 대구시가 2차 유행을 대비·대응하는 대책을 세우는데 함께 했고, 각종 학술회, 토론회에 참여해 대구의 방역 성과와 과제를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숙제도 떠안았다.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한 대구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을 맡았다. 공공과 보건, 의료가 명칭에 모두 포함된 ‘복잡한(?)’ 기구의 단장인 만큼 해야 할 일도, 정리해야 할 일도 많다. 지원단의 역할과 임무를 규정한 조례상으론 ‘대구시 공공보건의료 정책 수립·시행에 대한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하여’ 지원단이 운영된다지만, 대내외적으로 지원단에 기대하는 역할은 제각각이다.

김종연 단장은 일단 의욕적인 모습이다. 지난 6일 중구 진석타워에 마련된 지원단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그는 “지원단 관련 기사 앞으로 많이 부탁드린다”는 말을 첫마디로 전했다. 알리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뉴스민>은 신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과 인터뷰를 통해 대구시의 공공보건의료 정책을 살펴보고, 코로나19 대응 전략도 모색해보고자 했다. 인터뷰는 두 차례 나눠 ‘공공보건의료 지원단의 비전’과 ‘코로나19 대응’으로 소개한다.

[관련기사]
대구가 안고 있는 공공보건의료 현안, ‘코로나19’ 말고 더 있다
[영상] 김종연 대구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인터뷰 ①

코로나19 대응 이야길 안 할 순 없을 것 같다. 여러 차례 토론회나 학술대회에서 대구시의 2, 3월 방역 과정을 설명하는 기회는 가진 것으로 안다. 오늘은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이야기해봤으면 한다.

대구시 방역에도 잘못한 부분은 있다. 잘못한 부분은 사실, 대구시 잘못이라기보다 당시 우리나라가 갖고 있던 감염체계 대응의 한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대구는 짧은 시간에 환자가 터져버렸다. 기존 대응 시스템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에 대한 부분이나 그곳이 코호트 격리됐을 때 투입된 인력을 충분히 교육하지 못한 부분 등 여러 부분이 확실하게 문제점이다. 큰 틀에서 대구가 정말 잘못했다고 할 수 있는 건 없는 거 같다. 당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온 것 같다. 시스템적으로 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2차 유행을 대비해서 개선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난번 지원단이 준비한 토론회에서 충남대병원 김영택 교수의 말씀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국내에 코로나19가 유입된 후 발생한 특정 지역 유행은 우연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대구 시민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연적으로 대구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 당시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달랐을까 하는 의문은 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감당 못 했을 거다. 저희 규모로만 생겨도 감당 못했을 거다. 만약 서울은 인구가 저희 10배인데, 인구 비례해서 감염병이 환자가 당시 대구의 10배가 아니라 2, 3배만 되어도 감당 못했을 거다. 최근 수도권에 병상 문제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2, 3월 대구에서 있었던 것에 비하면 환자수도 압도적으로 적고, 발생 속도도 느리다. 그때와 다르게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도 되어 있다. 생활치료센터도 생겼다. 저희는 경북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생활치료센터에 보낼 수가 없었던 시기였다.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법적 장치도 생겼고 여유도 생겼지만 어려움은 있다. 구조적인 문제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하면 너무 막연하다. 어디든 우연적으로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가 가진 약점에서 터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맞다. 우리나라는 공공병상 자체가 부족하고, 그래서 공공병상 만으론 이런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민간 의료자원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많은 의료 기관은 메르스를 겪으면서 국가에 동원될 때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더 협조적이지 않다. 그나마 대구이기 때문에, 메디시티에 대한 평가가 나뉘지만 메디시티를 통해서 의사회와 각 병원의 유기적인 관계가 가능했다. 대구시 주요 병원장 중에 경북대 의대 동기가 많았다. 인적인 네트워크도 있었다.

대형병원도 처음부터 병상을 내놓은 건 아니다. 시장님도 엄청 트라우마가 있을 거다. 병상 회의 때는 내놓겠다고 하는데 돌아가면 이분들도 마음대로 하기 힘든 거다. 기존 환자를 내보내야 하고, 의료진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대구동산병원이 설득되면서 전체적으로 확 열렸다.

▲김종연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시나리오 베이스의 방역 대응책, 마스크 착용, 방역 친화적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공공병상이 현재 부족하다는 현실 때문에 공공병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현재 공공병상만으론 해결을 못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목적으로 공공병상을 늘려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제2 의료원을 500 베드(병실)로 짓는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더 큰 규모로 오면 또 다시 모자랄 거다.

그 때문에 민간과 협력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건가?

그렇다. 지역 단위 거버넌스는 반드시 필요하고, 대구는 이미 그게 구축되었고 아직 유지되고 있다.

거버넌스가 너무 개인적 관계 중심으로 관리되는 건 아닌가?

지금은 아니다. 3월 초부터 주요 10개 감염병전담병원 진료처장급 주요 보직자들이 매일 아침 7시마다 회의를 했다. 안정화 된 후에는 3일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했다. 지금은 매주 1회 정도 하는데, 최근 회의에서 2차 유행 계획이 이렇다면, 신호에 따라 각 병원이 어떻게 병원을 열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길 나눴다. 그게 작동이 된다. 그게 대구가 가진 힘이다.

앞서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곳에서 이번에 피해가 컸다. 우리나라 전국 병원 중 절반이 요양병원인 걸로 알고 있다. 감염병 관리가 취약한 상태의 요양병원에 대한 대책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쉽진 않다. 기본적으로 요양병원이 갖는 병상 기준이 있다. 일정 거리를 두고 운영되어야 하는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이 2016년 이전에 지어진 병원에는 적용이 안 된다. 6인실 이하로 운영해야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8인실, 10인실, 12인실, 병상 간 거리가 좁다. 이건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대구시가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실제 입원을 거의 최대로 하고 있다. 유휴 병상이 없다.

제가 예방의학 전공의 시절이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그때 우리나라는 급성기 병상(빠른 치료, 단기간 도움이 필요한 환자 병상) 위주고, 만성기 병상이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반대가 됐다. 장기요양보험(2008년)을 도입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장기 요양병원이 만들어졌지만 시설에 대한 엄격한 기준 적용이 안 됐다. 여러 형태의 요양병원이 가진 총괄적인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론 코로나 유행 당시에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에서 문제가 생긴 건 이때까지 곪아온 시스템적 문제가 터져 나온 거라고 본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메르스를 겪은 후 정부는 2016년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이후 신·증축 하는 병원에 대해 입원실 병실당 병상수를 제한하고, 병상 간 거리도 제한하는 등 규제 대책을 내놨다. 요양병원은 입원실이 6인실로 제한됐고, 300병상 이상이면 신·증축 여부와 관련 없이 2018년말까지 화장실을 갖춘 격리실을 구비하도록 했다.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큰 틀에서 정책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그 정책이라는 게, 좀 전에 이야기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병원의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정책을 말하는 건가?

결국 수가 문제다. 요양병원이 8인실이 아니어도 5, 6실이어도 운영되는 적정 수가이면 될텐데, 그게 아니라는 거다.

결국 돈이다.

궁극적으론 돈으로 귀결된다. 정부에서도 그걸 모를까? 다 알고 있다.

지원단 차원에서 요양병원 관련 감염병 대책을 준비하는 건 있을까?

코로나19 유행 당시 문제점을 보면 요양기관과 요양시설에서 특히 코호트 격리된 후 의료인이 감염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감염 관리에 관한 기본적인 역량이 부족하고, 스스로 본인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장치에 대한 교육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부터 일단 선제적으로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대구시, 경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 권역책임병원(경북대병원) 등과 함께 온라인 교육에 필요한 동영상 교육 자료를 만들고 있다.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요양기관, 요양시설 요양보호사 등에게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에 자료를 제가 다 봤는데 너무 어렵더라. 이 부분은 교수가 이야기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요양병원에 실제 근무하는 분들과 상급종합병원 감염관리팀장 간호사 등을 섭외해서 현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방법으로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에 토론회도 열었지만 겨울철 코로나19 대응도 준비해야 할 거다. 지난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초청한 김영택 교수는 강력한 완화 조치를 통해 잔존 감염량을 줄이고 겨울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방역당국의 입장과는 다른 걸로 안다. (관련기사=“겨울철 트윈데믹 대비 코로나19 방역, 간헐적 완화 고려해야”(‘20.10.4))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을 통한 상황 인식을 위해서 김영택 교수를 초청했는데, 저 스스로는 김 교수 말씀처럼 2주 정도 고강도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할 때 시민이나 시장님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설득이 안 된다. 일단 그런 가능성은 열어놓고 검토를 하되, 대구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대구가 가진 방향성의 핵심은 이거다. 거버넌스를 통한 시나리오 베이스의 자원 동원 계획을 세우는 것과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할수록 일상의 회복 가능성은 높아진다. 결국 시민 스스로 방역수준을 높여 일상에 복귀하자고 독려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론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 제가 토론회에서 방역 친화적 환경 조성이라고 했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검사를 받고 싶어도 내가 확진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검사를 못 받는 게 아니라, 검사를 받아도 ‘아 너 걸렸구나, 자가격리하고 치료받고 잘 돌아와’ 같은 분위기, 폭탄 돌리기가 아닌 분위기도 중요하다.

말씀하신 것들이 충분히 실천되면 겨울이 되어도 대구는···

좀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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