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시민사회단체, “혐오와 폭력에 맞선 대구퀴어축제 환영”

대구기독교총연합회, 20일 성명서 내고 "동성애 적극 반대"

14:39

오는 26일 열릴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기독교단체가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정당이 “혐오에 맞선 대구퀴어축제를 환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일 오전 11시, 대구여성회 등 40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정당(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대구시당)이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혐오와 폭력에 맞선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지역 대표적인 인권축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한다고”고 밝혔다.

이날 결성된 제8회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성소수자 차별과 일부 기독교 혐오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꿋꿋하게 퀴어문화축제를 이어 오는 것에 대해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대구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혐오세력의 폭력에 맞서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온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배진교
▲배진교 조직위원회 공동대표(왼쪽)

배진교 조직위원회 공동대표는 “강남역 혐오 살인 사건, 미국 올랜도 사건 등 혐오는 우리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우리는 모두 혐오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이라며 “혐오와 차별이 발 붙이지 못하게 퀴어문화축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권택흥 조직위원회 공동대표(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노동 현장에서도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 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등에 맞서 투쟁해왔다”며 “하지만 그동안 일상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혐오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조직위원회에 함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여성은 왜 혐오 당해야 하나, 장애인이 일하려면 왜 최저임금도 못 받아야 하나, 언제부터 이성애가 당연한 것이었나”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새롭게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불어라 변화의 바람’은 오는 26일 오후 1시부터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오후 5시부터는 동성로 일대에서 ‘자긍심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24~26일은 대구시 남구 소극장 함세상에서 퀴어연극제가 열린다. 대구시 중구 오오극장에서는 27~29일까지 토크쇼 ‘퀴어하소서’, 30~7.3일까지 퀴어영화제, 27~7.3일까지 퀴어사진전이 열린다.

퀴어

대구기독교총연합회, 20일 성명서 내고 “동성애 적극 반대”

한편, 이날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구 모든 성도들이 이번 동성애자들의 퀴어축제가 열리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 한 중심에서 퀴어축제가 열리는 것은 동성애자들이 숨어서 은밀하게 즐기던 음란행위를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행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며 “퀴어축제 장소를 허락한 시청, 구청, 경찰서에 적극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퀴어문화축제 당시 일부 기독교인들은 인분을 투척하거나, 길을 막고 통곡하는 등 축제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송수열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개인적으로 나가는 신도들은 있겠지만, 올해는 신도를 동원해 집회를 열 계획은 없다”면서도 “대구시장과 면담 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동성애반대대책위원회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오전 11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