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경찰서, 아사히글라스노조에 집회장소 변경 요구…결국, 금지 통고

구미경찰서, 집회 신고서 보완 통고 보냈지만...
장소 변경은 신고서 보완 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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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2 18:21 | 최종 업데이트 2016-06-22 18:36

구미경찰서가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조의 구미시청 앞 집회신고에 대해 임의로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현행법상 집회 개최 장소는 주최자가 정하는 것이지 신고 미비 사항으로 볼 수 없어 경찰의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0일 구미경찰서에 한 달간(6월 23일~7월 19일)의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집회 장소는 구미시청 앞 진출로와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이다.

그러나 구미경찰서는 노조에 옥외집회 신고서 기재사항 보완 통고서를 보내 “집회신고한 장소는 일반 도로이지만, 한 장소에서 계속되는 집회로 인해 교통방해, 통행방법 위반될 수 있고, 실제 집회참가 인원이 20여명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차도가 아닌 인도에서 집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되므로 장소 변경 보완”을 요구했다.

▲구미경찰서가 노조에 보낸 집회 신고서 기재사항 보완 통고서.
▲구미경찰서가 노조에 보낸 집회 신고서 기재사항 보완 통고서.

이에 노조가 응하지 않자, 구미경찰서는 22일 집회신고서 보완 통고서 미제출을 이유로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문제는 구미경찰서의 집회 신고서 기재사항 보완 통고 이유다. 집회 신고서 기재사항을 빠뜨리지 않았고, 같은 시간과 장소에 중복된 집회신고가 없다면 집회 개최 장소 변경을 권유 또는 요구할 수 없다. 만약, 공공질서를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면 관할 경찰서장이 바로 금지 통보할 수 있다.

류제모 변호사(법무법인 우리하나로)는 “집회 보완 통고는 집회시위에관한법률 제6조에 나와 있는 목적, 일시, 장소, 주최자, 참가 예정인원, 시위방법이 불명확할 때 하는 것”이라며 “집회 장소는 주최자가 정하는 것이므로, 경찰이 임의로 장소를 변경하라는 것은 보완이 아닌 지시이므로 법률적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집회는 사회적 약자가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다. 이를 기간과 인원을 이유로 보완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집회 개최가 허가제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구미경찰서의 집회 금지 통고를 비판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회장은 “인도에서 집회하라고 하는데, 구미시청은 농성장 강제 철거 이후 우리 목소리를 막기 위해 그 장소에 대형 화단을 설치했다”며 “적법하지 않은 집회 장소 변경 통고는 인정할 수 없다. 행정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경찰서는 노조의 집회 신고에 대해 장소 변경을 통고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구미시청은 진입로 인도에 화단을 설치했다.
▲구미경찰서는 노조의 집회 신고에 대해 장소 변경을 통고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구미시청은 진입로 인도에 화단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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