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흔들리는데도 ‘지진’ 문자 한 통 없던 대구시, 왜?

진도 4.0 규모부터 안내 문자가 매뉴얼
"안전하다는 안내 정도는 해야 하는거 아니냐"

18:26

지난 5일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지진에도 대구시가 지진 발생 안내를 하지 않아 시민들은 더 불안에 떨었다. 대구시는 왜 그 흔한 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을까? 대구시는 지진 진도가 매뉴얼에 나와 있는 4.0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구에 사는 한 블로거는 “몇 초간 공포스러울만큼 건물이 흔들렸는데, 대구시는 그 흔한 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대구 지진’을 검색했지만 관련된 기사나 안내는 볼 수 없었다. 울산에서 진도 5.0 규모의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보고, 그 여파가 대구까지 왔다고 미루어 짐작했다.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해역에서 진도 5.0 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비슷한 시각 대구에서는 3.0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대구시 산하 8개 구⋅군청, 119 상황실 등으로 약 1,700건 지진 신고가 접수됐다. SNS에는 ‘방금 나만 지진 느꼈냐’, ‘이거 지진인가요?’, ‘뒤에서 누가 치는 줄’, ‘울산에 지진이 났는데 왜 대구 건물이 흔들리냐’ 등의 글이 쏟아졌다.

재난안전상황실

대구에서 진도 3.0 이상 지진이 일어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시민들의 불안에도 대구시는 안내 문자조차 보내지 않았다.

국민안전처 ‘지진 현장조치 행동메뉴얼’에 따르면, 진도 3.5 이상일 때 상황반을 꾸리고 진원지 내 시민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때문에 대구시는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메뉴얼에 따르면 진도 4.0 이하는 사람이 이동 중에는 느끼기 어렵고, 트럭이 지나갈 때 진동을 느끼는 정도라고 한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 사는 한 시민은 “집에 누워 있는데 집이 움직여서 깜짝 놀랐다. 2층집인데, 창문까지 흔들리는 게 보였다”면서 “울산에서 지진이 났는지 대구에서 지진이 났는지, (규모가 낮더라도) 이 정도로 건물이 흔들리면 안전하니까 안심하라던가 안내 문자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구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대구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오랜만이다 보니 시민들이 더 불안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며 “어제는 지진 규모가 3.0이었고, 중구청 지진계측기에는 그보다 낮게 계측됐다. 상황은 지켜보고 있었지만, 메뉴얼에 따라 문자 안내할 단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 지진 발생현황 갈무리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기상청 지진 발생현황 갈무리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