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성주신문’ 1면 백지발행…“근조 2016년 7월 ‘死드’ 성주군”

주민들 환영...발행인 "성주군민 목소리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11:58

sjnews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성주 군민들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경북 성주군 주간지 <성주신문>이 제850호 1면을 백지로 냈다. 이 신문은 기사 대신 ‘謹弔(근조) 2016년 7월 13일 ‘死드’ 성주군’을 큼지막하게 적었다. 서울의 다수 언론이 분노한 성주군민의 민심을 왜곡 보도하는 가운데, 지역신문으로서 강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성고 <성주신문> 발행인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1면에 5~6꼭지 기사를 싣는 것보다 성주군민의 마음을 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편집국장하고 상의해 (1면 보도를) 결정했다”며 “군민을 위해 있는 성주신문이 군민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의 입장은 데스크 칼럼을 통해 다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발행인은 “성주에 다른 신문도 있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투쟁위에서 군민들에게 공유하고 싶다고 요청이 온다면 비용이 들더라도 신문을 더 찍어 군민들에게 배포할 용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군민 입장에서 계속 보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주신문>은 2면, 3면을 통해서도 사드 배치로 들끓은 성주 민심을 상세히 보도했다. 신영숙 편집국장은 ‘‘작고 힘없는’ 성주는 서럽고 아프다’는 제목의 데스크 칼럼을 통해 “‘반대급부를 노린다’거나 ‘지역이기주의’라 치부하며 성주군을 호도하지 말라. 조용한 시골마을이던 성주가 어느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사드 성주’로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라며 “사드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며,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주민 동의 없는 사드는 성주군에 단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2면 하단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드’ OUT”이라는 문구를 큼직하게 넣었고, 3면 하단에는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의 투쟁기금 모금 광고도 실렸다.

이에 대해 군민들은 일제히 반가운 목소리를 냈다.

성주 농민 박수규(54) 씨는 “성주신문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에는 할 말이 없다. 성주군민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진짜 잘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주 농민 손소희(41) 씨는 “군민 전체가 사드를 반대하고 있고, 성주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전쟁위협을 증가시키는 사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니 군민으로서는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성주신문은 1994년 성주군에서 최초로 창간된 주간신문으로 매주 화요일 약 5,000부를 발행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성주신문으로 접속해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