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성주군민 2,500명 서울 찾아와 “사드 가고 평화오라”

"파란 리본은 평화와 희망"...성주군수 삭발하고 새누리당 항의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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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지역 결정에 뿔난 경북 성주군민 2,500여 명이 서울에 올라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21일 오후 2시,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투쟁위, 공동위원장 이재복 백철현 정영길 김안수)는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버스 54대, 2,500여 명의 군민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외쳤다. 집회에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현권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가슴에 파란 리본을 달았다. 당초 일부 언론에서 이 파란 리본을 외부인과 식별하기 위한 ‘비표’라고 보도했지만, 투쟁위는 근거 없는 사실이라며 부인했다. 파란 리본 달기 운동을 처음 시작한 성주문학회는 평화와 희망을 상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성주문학회 회원은 “성주 온 동네가 빨간 현수막이다. 빨간색은 심리적으로 분노를 드러내는 색이라고 한다. 반면, 파란색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색이다. 그래서 파란 리본을 문학회에서 먼저 만들었고, 지금은 많은 곳에서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파란 리본은 우리 군민들이 개발한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평화 시위를 하겠다는 뜻으로 달고 나온 것”이라며 “앞으로 평화적인 시위에 파란 리본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참석한 성주군민들은 혹여나 있을 마찰에 대비해 해병전우회 성주지회, 성주군태권도협회가 자체적으로 질서유지선을 만들었다. 사드 반대 집회 맞은편에는 진리대한당 등이 사드 찬성 집회를 열고 있었다.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어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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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곤 군수는 삭발에 앞서 “성주읍에는 우리 군민의 절반 이상인 2만5천 명이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군의 심장이다. 성산포대는 자고 일어날 때도 보이고, 안뜰에서도 보이고, 뒤뜰에서도 보인다. 그 코앞에 사드가 위치한다니 이것이 어떻게 국민 생존과 안전을 지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군수는 “왜 우리가 반대하는지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지금도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향이 성주이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밝힌 한 참가자는 “19살 때까지 성주에 살았다. 국민적 동의도 없는 이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언론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기사를 봐도 대부분 아는 사람이다”며 “외부세력은 나쁜 공중파, 종편, 장관, 총리,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사진=워커스 김용욱 기자]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버스를 타고 성주로 돌아갔다. 김항곤 군수와 투쟁위 대표단은 청와대에 가서 항의서한을 전달한 이후 오후 5시 국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조만간 성주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