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온 대구시민 5백명, ‘사드 배치 철회’ 성주촛불 함께

재구성주군향우회원 고향 찾아 행진 후 촛불문화제 참석
백악관 청원 서명 8일 오전 1시 기준 8만5천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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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온 대구시민 5백여 명이 성주군민들과 함께 ‘사드 배치 철회’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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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성주군향우회(회장 김호윤) 회원 5백여 명은 10개 읍, 면 향우회마다 버스를 빌려 타고 7일 저녁 7시께 성주군 성밖숲에 모였다. 이들은 ‘사드결사반대’ 머리띠와 펼침막을 들고 성주시장을 거쳐 성주군청까지 약 1.4km 거리를 30분 동안 ‘사드 배치 결사반대’를 외쳤다. 행진을 마친 이들은 성주군청 광장에서 열리는 26차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저녁 8시부터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2천여 명이 운집했다. 성주군민들은 출향인들을 반갑게 맞으며 빵, 물 등 먹거리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성주군청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날은 ‘농민가’ 대신 ‘고향의 봄’을 부르며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재구성주군향우회 회원들은 성명을 통해 “느닷없이 사드를 배치한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재구성주인들은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성주는 조상께서 물려주신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서 깊은 선비의 고장”이라며 “우리는 평화로운 성주를 원한다. 즉각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에 1천5백만 원의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유길종 한신대 초빙교수
▲유길종 한신대 초빙교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성주투쟁위 대외협력위원인 유길종(55) 한신대 초빙교수는 “성주군 용암면이 고향이다. 이런 아름다운 고장 성주를 지키는데 사드가 어떤 도움이 되는가. 성주에도 대한민국에도 동북아 평화에도 사드라는 무기체계는 도움이 안 된다”며 “성산포대가 아닌 염속산에 간들 까치산에 간들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 전자파가 조금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신냉전구도가 다시 돌아온다. 이는 국민 안전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은 “기무사, 경찰, 군인들도 연고만 있으면 성주에 다 보낸다고 한다. 또, 군인들한테 집에 전화해서 절대 성주에는 가지 마라, 사드 배치 투쟁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또, 한반도 사드 철회 현수막이 떨어지고, 성주만 지키자는 현수막만 붙어 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 이는 우리들의 단결을 깨기 위해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성주 사람들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기 위해 사드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희석시키기 위한 일에 우리 군민들은 함께 대응하고 성주 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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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군민들이 올린 ‘사드’ 2행시를 이재동 회장과 참가자들이 함께 읽었다. ‘사그리 드(들)고 가거라’, ‘사람 사는 이곳에 드러운 무기 안 할란다’, ‘사드로 국가안보 드럽게 미쳤군’, ‘사랑하는 나의 고향 드(더) 사랑하고 싶다’, ‘사느냐 죽느냐 드(더)러운 정부 때문에 죽을 순 없다’,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드디어 해냈군요 사드배치 철회를’ 등을 함께 읽고 웃었다.

이수인 성주투쟁위 기획실무팀장은 “대통령은 내년 연말까지 사드를 설치한다고 했는데, 염속산, 까치산은 뾰족한 산이라 산을 깎는 데만 5년이 걸려 도저히 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 정부가 비틀비틀 거리고 있는데, 여러분이 조금만 도와주면 꽈당 넘어집니다”라며 “지난 22일간 백악관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글로 쓰는 1천만의 서명보다 어려웠지만, 8만4천 명이 넘었습니다. 오늘 아니면 내일 10만을 채우고, 100만 서명도 부탁드립니다. 성주에 오지 못하는 사드는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갈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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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성주군민은 “대한민국 땅에 미군기지는 수없이 많다. 그 많은 미군기지 놔두고 왜 성산포대에 오는지 모르겠다. 사드 가지고 올 때 대한민국에 허락을 안 받는다. 소파(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에 그냥 가지고 올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안 묻는다. 국방주 장관도 몰랐고, 국회의원한테 묻지도 않는다. 사드를 앞으로 어떻게 막을 건지 이야기해야 한다. 소파가 있으면 그냥 가지고 올 수 있다”며 미국과의 불공정한 협정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2002년 월드컵 때, 중학생이 미국 전차에 깔려서 죽었다. 그때 법을 개정했다면 지금 이렇지 않다. 소파 개정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똑같다. 300명 국회의원이 합심해서 소파를 개정하라고 행정부에 요구해서 미군 원하는 무기 가지고 오려면 우리한테 허락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저녁 9시 40분께 ‘그네는 아니다’, ‘헌법 제1조’를 함께 부르며 마쳤다.

[사진=백악관 온라인 청원 사이트 갈무리. 2016년 8월 8일 오전 1시]
[사진=백악관 온라인 청원 사이트 갈무리. 2016년 8월 8일 오전 1시]

한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은 현재(8일 오전 1시) 8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 청원 후 한 달(미국 시간 기준 8월 14일) 내 10만 명이 서명하면 백악관으로부터 2달(60일) 이내에 공식 논평을 얻을 수 있다. (사드 배치 철회 백악관 청원 서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