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힘으로 이뤄낸 대선, 보수양당 기득권 다툼에 광장 목소리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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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치러지게 된 6.3 조기 대선은 123일 동안 광장을 지킨 시민들이 성사시켰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대선이 본격화하자마자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의 해방구였던 광장은 사라졌다. 그 목소리를 대변하는 후보도 찾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광장을 열고 지켜냈던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계는 광장의 목소리를 이어가겠다며 연합 후보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8일 오전 11시, 123일 동안 대구의 광장 역할을 했던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민주노동당(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대구시당과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 청산, 정권교체를 넘어 차별 없는 나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3당과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등 민주노총 산별노조 일부, 진보좌파 성향의 노동, 사회운동 단체 등은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탄핵 연대를 거부하고, 내란 사태를 계기로 분출된 사회대개혁 의제를 받아 안은 독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후보 선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를 꾸렸고,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권영국 정의당 대표를 후보로 선출했다. 선출된 후보는 정의당을 통해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정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당선자를 내진 못했지만 정당득표율 3% 이상을 기록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후보 등이 초청되는 방송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연합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변경했고, 대선은 민주노동당으로 치른다.

▲8일 오전 11시, 123일 동안 대구의 광장 역할을 했던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민주노동당(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대구시당과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 청산, 정권교체를 넘어 차별 없는 나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 자리는 지난 123일 동안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광장”이라며 “이 광장에서 우리는 성소수자와 장애인, 청년과 여성, 이 땅의 약자들이 차별 없이 잘 사는 세상, 함께 살 수 있는 나라를 꿈꾸었다. 하지만 탄핵 이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어떤 정치를 보고 있나? 유력 대선 후보의 사법리스크 이야기와 내란 세력의 반성 없는 오만과 권력 싸움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대량 실업과 가계부채, 민생은 밑바닥부터 한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거대 양당은 서로의 허물과 잘못을 꼬집으며 민생을 외면하고, 막장 정치만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가, 진보정치가 지켜야 할 시민들의 삶이 있다. 우리가 마주하고 싶은 변화된 세상을 향한 꿈이 있다. 진보 정치가 지켜내야 할 그 존재들이 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사회대전환연대회는 민주노동당을 선거연합 당명으로, 권영국 후보를 우리의 대변자로 세운다”고 소개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소수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모여 광장을 이루어냈고, 그 광장의 힘으로 대통령을 파면했다. 아홉 번째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보수양당들의 기득권, 승자 독식의 그늘 속에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사라졌다”며 “보수양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여성을 지우고 노동을 지우고 장애를 지우고 있다. 권영국 후보를 통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이 사회가 진짜 다원화될 수 있고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는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보수양당 정치가 망쳐놓은 대한민국을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사회대전환에 나설 것”이라며 “사회대전환은 직접민주주의 확대, 국민주권 회복, 노동권 강화, 평등사회 실현, 지속가능한 생태사회, 인권과 돌봄의 국가책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존중, 국민의 안전과 평화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드는 운동이자 정치”라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