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측, “홍준표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빛삭’···홍준표, “내일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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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측은 홍준표 전 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알림을 철회했다. 홍 전 시장은 김 후보 측 발표가 얼마지나지 않아 SNS를 통해 “나는 이미 국민의힘에서 나왔고, 이번 대선에는 관여 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내일 출국 한다. 대선 후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던 당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전 시장. (사진=국민의힘)

9일 오후 3시 10분께 김문수 후보 측은 홍 전 시장이 김문수 후보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알림글을 언론공보방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10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홍 전 시장이 전격적으로 김 후보를 돕기로 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홍 전 시장이 직접 SNS에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홍 전 시장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7일부터 SNS에 한덕수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7일 홍 전 시장은 “떠날 때는 말없이 라는 건 가수 현미의 노래일 뿐”이라며 “아무래도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 할 것 같다. 처음 경선에 돌입해 국회의원 48명, 원외당협위원장 70여 명 지지를 확보 했을 때 국민 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수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하여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느냐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그게 현실화 되면서 김문수는 김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뜨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며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 그런데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라며 “김문수는 니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되나? 니들이 한짓은 정당하냐?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고 한국 보수진영도 망치려 하느냐?”고 강조했다.

8일에도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구나”라며 “내 이럴 줄 알고 더러운 밭에서 빠져 나오긴 했지만 한국 보수진영은 또 한 번 궤멸되는구나.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통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것”이라고 썼다. 홍 전 시장이 지목한 ‘두 놈’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에 다시 “50여 년 줄타기 관료 인생이 저렇게 허망하게 끝나는구나. 퇴장할 때 아름다워야 지나온 모든 여정이 아름답거늘 저렇게 허욕에 들떠 탐욕 부리다가 퇴장 당하면 남는 건 추함 뿐”이라며 “이건 비상식이 아니라 반상식이다. 부화뇌동하는 놈들도 똑같다”고 한덕수 후보를 비판했다.

한편, 9일 대구참여연대는 명태균 게이트를 비롯해 홍 전 시장이 대구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발생한 여러 불법적인 사안에 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출국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홍 전 시장의 출국 시도를 “‘도피성’ 출국”이라고 규정하곤 “지금부터야 말로 홍준표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권력의 노골적 비호가 없는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미국 출국은 ‘도피성’ 출국이 아닌가. 경찰, 검찰, 공수처는 더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홍준표를 즉각 소환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