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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김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대구 국회의원들 상당수 동행했다. 그러나 ‘후보 바꿔치기’ 경선 과정진통 여파가 유세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일부 지지자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에 엑스를 표시하는 등 야유를 보내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 유세 대부분을 정책 언급 대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데 할애했다.
선거유세는 후보 확정 진통을 드러내듯 진행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5시부터로 유세일정이 정해졌지만, 5시까지 무대를 꾸리는 인부와 유세팀이 혼재된 상태가 계속됐고, 30분께 김 후보 등장 직전에서야 무대 설치가 완료됐다. 후보 동선 확보가 원활하지 못해 현장 인원 통제도 매끄럽지 못했다. 퇴근시간대 서문시장 입구 편도 3차선 중 2차로를 막아 3시간 가까이 교통체증도 유발했다.
김 후보에 앞서 발언자로 나선 공동선대위원장들은 김문수 후보를 뽑아야 할 이유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걱정 많으셨죠. 그런데 우리 당원들이 정말 제대로 된 결정을 잘하셨다”며 “그런데 ‘이재명이 대통령되면 우에 사노’하는 할매를 봤다. 이재명이 대통령되면 못산다 하는데 맞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 할매한테 이기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아들, 딸, 며느리, 손자 단도리 잘 하면 된다고 했다”며 “오늘 오신 여러분들이 돌아가셔서 주변 사람들에게 김문수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해달라”고 했다.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도 “김문수 후보는 경북이 낳고 대구가 키운 자랑스러운 정치인”이라며 후보를 치켜세웠다. 특히 “여러분의 손으로 이재명을 응징해야 한다. 김문수 후보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재명을 막고, 우리 자유를 확보하자”고 했다. 권 공동선대위원장이 등장하자, 한쪽에선 ‘사퇴하라’거나 원색적인 욕설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져 당직자들이 만류에 나서기도 했다. 당내 갈등 여파가 지지자들 사이에도 앙금으로 남은 모습이었다.
강대식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대구 애국시민 여러분. 이재명의 민주당에게 정권이 넘어간다면 그동안 이뤄놓은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우리 김문수 후보를 통해 이 자유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대구시민 여러분들이 지켜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현장 유세에 함께 한 대구 국회의원은 주호영(대구수성을) 공동선대위원장을 포함해 김기웅(대구 중구남구),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김상훈(대구 서구), 우재준(대구 북구갑), 김승수(대구 북구을),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추경호(대구 달성군)까지 9명이다. 그 외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김대식(부산 사상구),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만세 포즈 등으로 사진을 찍거나 단체로 큰절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무대에 오른 유세단과 댄스도 췄다. 특히 김 후보는 연설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라면서, 자신은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라고 어필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국무의원으로 국회에 출석해 사과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제가 거짓말을 못해서 경북고 3학년때 데모를 하다가 주동자로 몰렸는데, 선생님이 말렸지만 나는 잘못한 게 없어서 끝까지 거짓말을 안했다”면서 “저는 대통령이 되면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경기도지사때 대한민국 일자리 절반 이상을 만들었다. 대통령이 되면 젊은 청년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서문시장부터 전국 모든 시장이 잘되는 대통령을 만들겠다. 서민들 인생이 넉넉하고 훈훈하게 되는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그분은 비명에 가셨다. 영부인도 비명에 가셨다. 그분의 따님도 감옥 갔다 나오셔서 지금 달성에 살고있지 않는가”라며 “이 대구경북의 위대한 정신, 낙동강 전선을 지킨 호국 정신, 이런 것들을 이어받아서 반드시 대구, 경북을 지키겠다”고 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유세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당내 갈등에 대해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 다 그만두면 선거운동에 지장이 있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도 그만두는 것 역시 검토했지만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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