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동원 앞산점, 서양화가 김향금 초대전 ‘꽃인지도 모르는 채’

전시에 맞춰 전자책 ‘FlOW, 작업에 관한 45편의 단상’도 출간
갤러리동원_봉산 초대전 '진지한 유머' 이후 7년 만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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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갤러리동원 앞산점에서 서양화가 김향금 초대전 ‘꽃인지도 모르는 채’가 개막했다. 김향금의 글자 조각이 담긴 신작 ‘꽃’, ‘꽃은 자신들이 꽃이라 불리는지도 모른 채 피어난다’ 등 22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31일까지 열린다.

▲갤러리동원 앞산점의 김향금 초대전 ‘꽃인지도 모르는 채’ 출품작 가운데(사진=정용태 기자)

손의권 대표는 “한국어와 영어 문장은 구체적 의미를 잠시 내려놓고 추상의 언어로 재탄생한다. 흰 캔버스를 배경으로 자유로이 춤을 추는 글자 조각은 색면이 서로 부딪히고 반기며 어우러진다. 마치 수다쟁이 같은 캔버스는 하루에도 여러 말투로 속삭인다”고 말했다.

1, 2층 전시실을 채운 작품들은 대체로 큰 그림이고,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는 한글 혹 영어 문장을 담고 있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문장 가운데 ‘꽃’, ‘Can you show me your way?’처럼 제목이 된 것도 있고, ‘씨앗 속의 그림움 / 시간 속에 숨어 // 툭, 던진 농담 / 억만년 영원 / 모를일이다’ 같이 시적 표현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대표, 수창청춘맨숀 관장을 역임했고, 현재 메타융합예술연구소 대표로 있는 김향금은 최근 4년 여 동안 전업작가의 길을 살짝 비켜있었다. 그는 2018년 갤러리동원 봉산점 개인전 ‘진지한 유머’ 이후 7년 만의 개인전을 열며 ‘다시 작가’를 선언한 듯하고, 이번 전시 출품작이 담고 있는 문장들은 그간의 깨달음을 드러낸 것 같이 보였다.

▲김향금 작가 ㅡ 갤러리동원_앞산(사진=정용태 기자)

김향금은 이번 전시와 함께 낸 전자책 ‘FlOW : 작업에 관한 45편의 단상’에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작업이 탄생하게 되는 넋두리 같은 사유의 과정도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더불어 이는 내가 가진 회화적 능력의 한계를 슬쩍 피해가려는 꼼수일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