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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광장 : TK리부트] ③ 내란으로 핀 혐오의 꽃
[광장 : TK리부트] ④ 내란 청산이 제1과제
[광장 : TK리부트] ⑤ 내란이 들춘 언론의 민낯
[광장 : TK리부트] ⑥ 양당체제가 키운 내란의 씨앗
[광장 : TK리부트] ⑦ 내란을 넘어 대전환으로 : 어떤 민주공화국인가
[광장 : TK리부트] ⑧ 뉴스민이 만난 대구·경북 광장 시민들
신동균(62) 씨는 내란사태의 원인을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 없는 ‘윤석열’이란 존재를 첫번째로 꼽았다. 윤석열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런 윤석열의 권력의 토대가 된 국민의힘 정당과 TK 지역도 문제라고 신 씨는 여겼다. 신 씨는 TK의 정치 성향은 ‘경직된 보수’로 정의하면서, 내란의 자양분이 됐다고 평가했다. ‘자격 미달’의 권력자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역사적 정체성을 지닌 시민들과 개헌 등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Q. 내란 사태가 발생한 원인 3가지를 꼽고,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 첫째는 윤석열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없는 자가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아서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다. 최고 권력자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에 대해서 무거운 소명 의식과 또 역사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내란수괴 윤석열은 이를 도외시했고, 권력을 자기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특권이나 소유물로 생각한 것 같다.
둘째는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각 계층 간의 갈등, 또 심화된 빈부 격차 기회 불균형에 대한 불만, 또 저성장이 불러온 경제 침체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 정치적 극단 심리와 특정 종교의 정치 세력화 심화 등이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셋째는 오로지 자신의 이익, 또 정파적 이해득실, 정치적 상대를 동반자로 인식하지 않고 척결의 대상 또는 적으로만 보는 증오심과 편협한 정치인들이 원인이다. 정치인들은 국가의 이익, 국민의 민생, 나라의 미래를 정치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바로 국태민난과 구성원 간의 갈등 조정 등이 기본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정치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Q. 내란 사태에서 대구경북 지역사회가 유독 크게 기여한 게 있다면?
– TK 시민들의 인식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흔히 대구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는데, 그 보수가 과연 진짜 보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건전한 보수는 아니다. 어떤 보수가 위법하고, 위헌한 친위 쿠데타를 옹호를 할 수가 있을까? 물론 모두는 아니지만 지역민 다수가 그러한 성향을 보이는 현실은 솔직히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보수는 법치가 기본인데, 위헌 위법한 내란과 그 주동자들을 애국자로 칭하면서 맹목적으로 광신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보수주의자들의 태도가 맞나. 대구경북의 시민들이 지금의 사태를 한 발 물러서서 크고 넓은 시각으로 판단해 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저 대구경북의 정치판을 장악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임을 자처하니까, 보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구경북의 보수 성향은 경직된 보수다. 대체 대구가 왜 이렇게 됐고 언제부터 이렇게나 경직된 보수를 신봉하게 됐을까? 박정희 대통령 향수와 1990년 3당이 합당해서 민자당을 창당하고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당시에 평화민주당을 고립시키기 시작하면서 지역 감정을 심화시킨 정치권의 잘못의 영향이다. 대구경북의 주류 언론의 수구화가 강화돼 진행되다 보니 지역의 주민들도 이런 언론에 경도된 측면이 강하다.
Q. 지난 넉달 간 내란 사태를 지나오며 목도한, 혹은 강화된 우리 사회 문제 3가지와 그 이유는?
– 각 정당과 시민 간에 너무나 극명하게 갈라지고 이질화된 정치 이념에 따른 문제와 더욱 더 격화되고 심화된 지역 감정이 불러올 부작용, 극렬해진 어떤 특정 종교의 정치 세력화가 불러오는 사회 문제다.
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 지역은 국민의힘 정당, 호남은 민주당이라는 구도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감정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만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한때는 부산 출신 안철수 씨가 창당한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의 제1당이 됐던 시기도 있었다. 또 호남 분들은 부산 사람인 노무현, 문재인 두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부산 출신 조국 씨가 창당한 조국혁신당에도 작년 24년 총선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보여줬었고, 얼마 전에 보궐 선거에서는 담양군수에 조국혁신당 후보를 선택하기도 했다. 지금은 경북 안동 출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밀고 있다. 지역에 연연하지 않고 인물 중심의 투표 성향을 호남은 보이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김부겸 전 총리를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하기도 했고, 또 민주당 후보를 구미시장으로 뽑아주기도 했지만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지금은 오히려 국민의힘에 맹목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 지역은 아마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인 선거가 됐다. 불행하게도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중앙 무대에서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 지역이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보수 논객인 정규재 씨는 영남과 호남의 정치적 특징을 명료하게 표현했다. 호남은 정당과 정치인을 자기네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도록 조정을 하지만, 영남은 반대로 정당과 정치인들이 주민을 조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뭐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라는 후진적 행태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다.
Q. 내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과제 3가지와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
– 내란 사태는 민주주의와 국가 운영에 대해서 권력자가 몰이해 하는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의 헌법 소위 87년 체제라고 해서 출범한 제6공화국 헌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8명의 대통령을 현행 헌법에 따라서 선출했지만 위헌하고 위법한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이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괴물 같은 권력자가 두 번 다시 태어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각종 다양한 갈등 요소를 효율적으로 중재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겠다. 국가의 이익 또 국민의 민생, 나라의 미래 이런 것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선출할 수 있는 국민의 정치 의식과 능력을 좀 높일 수 있도록 민주주의에 대한 대국민 교육을 학교 교육 단계부터 강화해 나가야 한다.
각 정당과 개인 간 또 세대 간, 지역 간이 갖고 있는 정치 이념에 따른 갈등 심화 문제를 완화 또는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다변화된 정치에 대한 어떤 국민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당제 확립을 위해서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Q.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일단 탄핵이 인용이 되면서 그 내란 주범인 윤석열 씨는 지금 권력에서 내려왔다. 앞으로 또 해야 될 건 당장 6월 3일 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다음 차기 정부의 또 민주적인 어떤 정부를, 국민의힘으로(정당 국민의힘이 아니다) 진짜 제대로 된 국민들의 의지에 따라서 새로운 정부를 굳건히 세운 뒤에는 내란세력을 발본색원하고 강력한 처벌을 또 해야된다. 지금도 내란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해야 될 것은 87년 체제라고 불리는 현행 헌법이 너무 좀 현재 이 대한민국의 모든 어떤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이제는 한계가 있다. 헌법 개정을 다음 정부 내에서는 꼭 좀 했으면 싶다.
개헌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내용은 대통령 4년 중임제 지난 세월 동안 막강해진 검찰을 해체하고 수사와 기소로 분리된 어떤 새로운 검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영장 청구와 어떤 수사에 대해서 문민 통제의 강화도 해야한다. 사법부 개혁도 마찬가지다. 사법부도 똑같이 문민 통제를 좀 해야 될 것 같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특권과 혜택을 대폭 줄여야 하고, 군과 경찰 조직에 대한 정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 체제와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