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앞에 선 이재명,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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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유능한 정부를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6.3 대선을 이틀 앞두고 대구에 와서도 실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3일 동성로에서 그랬던 것처럼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떠냐 더 유용하면 쓰는 거고, 유용하지 않으면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 이재명 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1일 낮, 이재명 후보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동대구역 광장은 지난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박정희 동상을 세운 곳이어서 관련 발언이 있을지 관심도 모아졌지만, 사전 무대에서 최우영 민주당 북구갑 지역위원장이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실용주의’로 ‘박정희’도 포용하는 기조가 유지됐다. 민주당은 선거 국면에 들어서 잇따라 박정희를 포용하는 발언을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내놓으면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련기사=‘피해자가 먼저 박정희 용서’ 민주당 선대위원장 논란···시민단체, “이재명이 답하라”(‘25.5.22)]

최우영 위원장은 사전 무대에서 동상을 지목하며 “홍준표 시장은 동대구역 광장에 자기 닮은 동상 하나 남겨놓고 떠났다”면서 “대구 산불에 홍준표 없었고, 경북 산불에 이철우 없었다. 저희들이 70%, 80% 밀어준 그들은 대통령병이 걸려서 모두 서울로 갔다”고 비판했다.

잠시 후 등장한 이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의 높은 지지로 들어선 윤석열 정권의 내란 청산을 강조하고, 실용과 능력있는 정부를 내세웠다. 집중 유세는 박정희 동상을 무대 우측에 두고 진행됐지만, 광장이 이 후보 지지자들로 가득 차면서, 동상 주변으로도 파란색 옷을 입거나 풍선을 든 이들이 둘러쌌다. 마치 박정희 동상 마저도 이 후보의 유세에 참석한 군중으로 만드는 효과를 보였다.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박정희 동상이 서 있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대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에게 어려운 곳이다. 이제는 다를 거라고 믿는다.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지역이니, 당이니, 편이니, 다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부정 못 할 민주적 공동체를 회복하는 선거”라며 “국민을 위해 주어진 총구가 작년 12.3 내란의 밤에 국민의 가슴을 향했다. 국민이 준 권력으로 국민의 인권을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민주공화정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한, 내란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 다시 진정한 민주공화정을 회복하기 위한 주권 행사의 장, 그게 바로 이번 대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때는 군사독재 정권이 영남, 호남 나눠서 분할 지배 전략을 취하느라 영남에 더 많이 투자하고, 호남 홀대하고, 양 지역 싸움시켜서 장기 집권했다. 그땐 혜택을 봤다. 산업화, 근대화의 혜택이 영남에 집중됐다”며 “그 이후에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지방 소외가 격화되면서, 국민의힘 정권이 특별히 대구 잘 챙겨줘서 더 잘 살았나? 수도권 일극주의, 수도권 집중, 소위 몰방 전략, 이제 그만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구를 포함한 지방 균형발전 정책을 민주당 이재명 정부에 기회를 주면 확고히 추진해 나가겠다. 대구도, 광주도, 부산도, 서울과 함께 살 수 있는,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역시 민주당이 정치를, 살림을 훨씬 더 잘하는구나. 우리가 괜히 색깔 때문에 한쪽에 몰방 할필요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겠다”며 “이제 편가르기 그만하자. 지역이니, 색깔이니, 이념이니 가치니, 그거보다 중요한거 먹고 사는 문제 아닌가.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떤가, 더 유용하면 쓰는 거고, 유용하지 않으면 버리는 거다. 좌파, 우파, 우리는 그런 거 안한다. 우리는 실력파”라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