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성주촛불 48일차, “우리는 짜개지지 말자”

1,200명 참가..."우리는 자발적, 그래서 우리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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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우리를 아무리 갈라놓아도 우리는 짜개지지 맙시다”

사드 배치 제3부지 검토를 촉구하는 성주군 보수단체 집회에 매일 촛불 문화제에 참가하는 성주군민들은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촛불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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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8시, 성주군청 앞에서 성주군민 1,200여 명은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48번째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오전 11시, 성주군 보수단체 500여 명이 사드 배치 제3부지 검토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촛불문화제에 모인 이들은 “쫄면 사드 온다”는 구호로 힘차게 문화제를 시작했다.

이수인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기획팀장은 “곧 촛불 문화제 50일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해낸 일이 많다. 백악관 10만인 청원도 우리가 해냈다. 백악관에서 충실히 대답하겠다고 했는데, 우리 저기 위에 계신 분은 그 대답을 듣기 싫어하는 것 같다”며 “이 정부가 얼마나 우리 군민을 무시했나. 국가도, 군수도 하지 않았던 10만인 청원도 해냈고, 900명이 넘게 머리도 밀었고, 인간띠 잇기도 성공했다. 아무리 세상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우리는 갈라지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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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기획팀장

김충환 씨(수륜면)는 “동네 이장님들이 헷갈려한다. 얼마 전에 제3부지 검토한다고 호소문을 좀 돌려 달라고 하니 어떤 이장님은 한 장만 딱 챙기고 나머지는 하수구에 처박았다. 근데 어떤 이장님들은 어디가서 싸워야 될 지 모른다”며 “어떤 이장님들은 오늘 제3부지 검토하라는 집회에 나와 있었다. 소대장(군수) 밑에 싸워야 하는 군졸들이 어디가서 싸워야 되는지 헷갈리고 있다. 이런데 우리가 어떻게 안 이기겠느냐”고 말했다.

배윤호 씨(가천면)도 “저 사람들이 하는 건 무조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오늘 (제3부지 검토) 집회에 나온 인원을 보니 동장들이 10명씩만 데리고 와도 2,300명이다. 또 단체는 얼마나 많으냐. 엊그제 우리가 (인간 띠 잇기) 4천명 나오는 거 보니 자기들도 동원하면 그 정도 되는 줄 알았을 거다”며 “저들은 밥도 먹여줘야 하고 하니 모으기 힘들 거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기는 거다. 저 사람들이 뭐라 하든 겁낼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서 온 박중보 씨는 “저는 47일째 여기에 온다. 3~40년 전에 성주에서 이런 촛불집회를 했으면 조중동에서 ‘간첩단 사건’으로 톱으로 기사가 났을 것이다. ‘북괴 김일성 지열을 받은 성주 농민의 선동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시킨다.’ 그런데 그 당시 그런 것들은 군사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용공 조작사건으로 판명이 다 났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 종북몰이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개돼지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보수단체 집회에서 성주군 초전면에 산다고 밝힌 정대현 씨는 “제3의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농민회단체는 북한의 김정은 집단과는 대화하자고 현수막까지 걸어놓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박근혜대통령과 국방부 장관과는 대화하지 말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성주군민의 대화를 막는 사람은 북한 사람이냐 대한민국사람이냐”라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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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씨(성주읍)는 “저 위에 그네가 하나 달려있다. 그 그네는 우리가 달았다. 그런데 그 그네를 잘못달았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은 “그넷줄 끊어야지”, “뜯어내자”고 대답하기도 했다.

김 씨는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생각을 한다는 거다. 그 그네 밑에 모이는 자들이 생각이 있습니까. 매일 밤 우리는 모여서 그네를 잘 못 달았다고, 아무리 생각하고 또 해봐도 아니라고 외친다”며 “그네를 교체하려고 보니 우리가 너무 높이 달았다. 거기에 개, 돼지들이 모여들고 있다. 가만 보니 개, 돼지들이 모여 조금 있으면 그네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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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동호회 ‘예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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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 가운데 정대현 씨의 발언을 잘못 기록한 것이 확인돼 9월 13일 오후 2시 50분 정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관련기사=[정정보도] 식지 않는 성주촛불 48일차, “우리는 짜개지지 말자” 기사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