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현장조사…‘탈시설’ 없다면 인권유린은 반복된다

국민의당 희망원 현장조사 벌여...29일 재방문
20일부터 나흘간 대구시 민관 합동으로 조사 실시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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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전체 생활인 1,214명 가운데 129명 사망, 강제노동, 금품갈취, 폭행, 급식납품 비리까지. 인권유린 의혹이 제기된 ‘대구시립희망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19일 오전 ‘국민의당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진상조사위원회’는 희망원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대구시도 20일부터 민관합동으로 나흘 동안 현장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립희망원 현장조세 나선 국민의당 진상조사위원회
▲대구시립희망원 현장조세 나선 국민의당 진상조사위원회

국민의당은 정중규 진상조사위원장, 사공정규 대구시당위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최도자 의원, 이건태 인권위원장이 희망원을 방문해 현장조사에 참여했다. 또, 서승엽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희망원 원장 박강수 신부 등 관계자와 인사를 간단히 나누고 희망원 생활인 숙소 중 하나인 글라라의 집을 방문했다. 숙소의 관리 상태, 안전 및 보호 의무 이행여부, 위생상태, 냉난방설비의 작동 여부, 대비 유무와 일부 생활인들의 연이은 사망사건의 경위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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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중규 위원장, 사공정규 위원장 주재로 희망원 관계자 및 직원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13명의 생활인과 간담회 자리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민의당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월 29일경 희망원을 재방문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장 조사에 앞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42개 시민사회단체는 희망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감사를 촉구했다.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없다면 반복된다”

이날 진상조사에 참여한 정중규 위원장은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이 없다면 인권유린 문제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사회단체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광주 인화학교사건, 대전 성지원 사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대구 성보재활원 사건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를 ‘보호’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수용’해온 시설에서 자행된 비리와 인권침해를 수없이 목도하여왔다. 그러나 매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해결방안은 시간이 흐르며 흐지부지되기 일쑤였고 ‘용두사미’가 된 적이 많았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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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에도 장애인 시설의 인권 침해 문제는 계속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성보재활원에서 수십 년간의 장애인 인권유린과 비리 사실이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통해 ▲20년간의 장애인에 대한 노예 노동 강요 ▲장애인의 금전 갈취와 부당 사용 ▲무연고 사망 거주인의 유류금품 부당처리 ▲시설보조금 유용 및 회계 부당 처리 등도 드러났다. 올해 3월 대구시는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37건의 주의, 경고, 개선명령과 부당집행 보조금 환수가 끝이었다. 인권침해 피해 당사자의 권리 구제 방안은 없었다.

올해 1월 청암재단 산하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에서 일어난 인권 침해 문제도 세상에 알려졌다. 국가인권위가 지난 1월 25일 발표한 진정조사 결정문에 따르면 청암재단 산하 시설에서는 2007년부터 29명의 시설 거주 장애인이 목숨을 잃었고, 5건의 사망·상해 사건에서 인권침해 문제가 지적됐다.

비단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장애인 시설 인권침해 문제는 전국 곳곳에서 매년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장애인단체는 시설 지원 위주에서 ‘탈시설-자립생활’로 정책 방향 전환을 요구해왔다. 권영진 시장도 후보 시절 장애인단체와 정책 협약을 맺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현재까지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정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대구시는 지난 8월 3일 장애인단체에 정책 약속 이행 여부에 대한 답변서를 보냈다. 49개 정책 가운데 10건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희망원까지 권영진 대구시장 임기 내 드러난 난 장애인 시설 인권 침해 문제만 3건이다. 지자체의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난 후, 지자체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마련을 통해 근절방안을 마련하겠다는 형식적 답변을 내놓는 ‘장애인 시설 인권침해 사건’ 해결 과정이 반복된다면 인권침해도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