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차 성주 촛불, “사드 보상? 속에서 천불이 난다”

11:52

11일 저녁, 91차 사드 배치 철회 성주 촛불 집회는 일부 인원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상경 집회로 빠졌지만,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집회는 여느 때처럼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규탄 발언으로 채워졌다.

▲"촛불 안 나오면, 사드 온다~"
▲”촛불 안 나오면, 사드 온다~”

성주 대가면 주민 김상화 씨는 항간에 떠도는 ‘사드 보상’ 소문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지하철이나 공항,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는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사드 관련 국회 긴급현안질문 과정에서 “정부의 어느 누구도 보상이란 말씀을 한 적이 없다”고 관련 이야기들이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성주 주민들 역시 사드 보상에 대해서 “필요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상화 씨는 “촛불집회 나오면 보상 있지 않겠느냐 말하는 사람들 있다”며 “지하철 들어오면 어떻겠냐. 공항은 어떠냐, 국가 공단은 어떠냐 이런 이야길 한다.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성주에 지하철이 말이 되나. 대구에서도 맨날 적자가 나서 세금으로 메꾸고 있다고 한다”며 “지하철이 생겨서 돌아다닌다고 치자. 밭에 갈 때 지하철 타고 다니겠나?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저분들(군청 가리키며)이나 타고 다니겠지요”라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씨는 “둘째로 공항을 이야기하는데, 공항은 그 자체로 시끄러워서 사람이 살 수 있겠나? 생각만 해도 싫다”며 “사드 반대하는 만큼 공항도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씨는 “공단이 들어오면 수입이 늘어난단다. 공단에서 일하면 얼마나 수입이 늘어나는지 모르겠다. 비정규직, 계약직만 늘어나고 삶이 더 팍팍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저는 그냥 농사 잘 지어서 참외 팔고 상추 팔면서 지금처럼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에서 구인광고 내서 일하는 분들 다 데리고 나가면 품값만 오르지 않겠느냐”며 “그땐 농장 문 다 닫아야 한다”고 공단 조성 시 농장에서 일할 인력 수급이 안 될 것도 우려했다.

성주 성주

한편, 주민들은 이날도 약 2시간가량 집회를 진행한 후 여느 때처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에 맞춰 함께 율동을 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