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철회 성주촛불, “주민대책위 발족? 별도 조직 결성 안 돼”

주민대책위 발족준비위, 10일 발족 예정

09:07

8일 오후 7시 30분 성주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에서 새로운 주민대책위 결성 문제를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성주군민 다수는 “별도의 조직 결성은 안 된다”며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를 중심으로 사드 반대 싸움을 벌여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12월 8일 열린 사드배치 철회 149차 성주 촛불집회

토론은 이날 오전 백재호(44, 선남면) 씨가 SNS를 통해 사드배치주민대책위원회 추진 사실을 알리면서 열리게 됐다.

백 씨는 “환경영향평가만 끝나면 바로 공사가 시작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행정대응팀이 (주민대책위를) 준비해나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지난번 열린 주민총회를 통해 사드 반대의 뜻을 모은 단체로서 투쟁위가 요건을 갖추긴 힘들다고 본다. 최소한이라도 주민의 뜻을 법률, 행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주민대책위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백 씨의 설명 이후 질의와 비판이 이어졌다.

조선동(월항면) 씨는 “우리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는 리더는 투쟁위다. 자발적으로 생기는 팀이 투쟁위와 무슨 관계인가”라며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 법률, 행정 대응이 안 된다는 이유로 또 다른 대책위를 꾸린다는 말이 놀랍다. (주민대책위의 필요성을) 우리가 받아들일 공론의 장이 있었나, 지금 투쟁위의 미흡한 부분에 대한 공론의 장이 있었나. 대응이 미숙하다고 해도 그걸 이유로 대책위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곧이어 한 군민은 백 씨에게 행정대응팀 구성원이 누구냐고 물었으나, 백 씨는 “동의가 없어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성진노 성주성당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굳이 떨어져서 할 필요가 없다. 같이 힘을 합치는 것이 낫다.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함께 모여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수인(월항면) 씨는 “투쟁위가 1기에서 2기로 넘어오는 과정은 1기 투쟁위와 달리 촛불이 주인이라고 하며 촛불 중심으로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안도 촛불이 깨지면 안 된다. 성주군도 제3부지 이야기하며 반으로 갈라졌다. 무슨 팀이 어떻든 촛불은 아무도 이견을 얘기하지 않는다”라며 “시간이 들더라도 촛불이 이해할 수 있는 안을 내어 달라. 앞서가지 말고 뒤에서 받쳐 달라. 제대로 토론하자”라고 말했다.

성주투쟁위 법률지원팀 배현무 씨는 “투쟁위는 변호사 자문을 통해 법률 대응을 해 나가고 있었다. 투쟁위는 행정대응팀도 오고 변호사도 와서 토론해보자고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행정대응팀이 이 자리에 안 오겠다고 해서 변호사도 오지 않았다. 필요한 내용은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이 과연 옳은가”라고 말했다.

박수규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행정대응팀이 주민총회 제안을 9월 중순에도 했었는데 당시에는 위험해서 거부했다. 11월 말 행정대응팀과 면담에서 다시 주민총회가 필요하다고 해 협조했다”라며 “행정대응팀 제안을 받아 연 주민총회에는 문제가 없다. 주민대책위 결성을 투쟁위가 도와주기는 어렵지만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 완벽한 조건을 갖추어서 추진한다면 그 또한 괜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대책위 추진에 나선 백재호 씨.

백재호 씨는 “나도 촛불의 일원이다.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다. 찾다 보면 더 좋은 길도 나올 수 있다”라며 “촛불이 기본이다. 하지만 방법과 투쟁은 다를 수 있다. 앞으로 (법률, 행정 대응) 하는 방법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을 맺었다.

사드배치주민대책위 준비위는 오는 10일 계획대로 발족식을 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