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의회 ‘법인카드’ 청구서] ⑤ 달서구의회, 회의가 없어도 밥값은 쓴다

식대 중 비회기 사용이 62.9% 달해
업무 관련성 확인 안 되는 식대 1억 5천만 원
2014년 마라톤 대회 참가하면서 단체티 구입 318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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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회는 8개 대구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의정운영공통경비를 사용했다. 달서구의회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쓴 의정운영공통경비는 4억8,670만 4,130원이다.

전체 경비 중 식대 54.3% 불과하지만,
비회기 중 식대가 62.9% 달해
업무 관련성 확인 안 되는 것만 1억 5천만 원

▲달서구의회 4년치 의정운영공통경비 사용 현황

달서구의회는 전체 경비 중 54.3%에 해당하는 2억6,412만9,190원을 식대로 썼고, 교육비로는 22.5%, 1억947만5,040원을 썼다. 비중만 놓고 보면 식대와 교육비 모두 9개 의회 중 중간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의회들에 비해 유독 비회기 중 식대 사용이 많은 게 눈에 띈다. 달서구의회는 식대 중 1억6,623만2,150원을 비회기 중에 사용했다. 전체 식대 중 62.9%에 달한다. 대구시의회나 동구의회가 식대 지출이 많긴 했지만, 대부분 회기 중에 지출한 것과 구별된다.

대구시의회는 전체 경비 중 70.6%를 식대로 썼고, 식대 중 5.7%를 비회기 중에 썼다. 동구의회도 72.9%를 식대로 쓰고 그중 10.4%를 비회기 중에 썼다. 달서구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비회기 중 행사 참석 이후에 사용한 것”이라고 했지만, 비회기 중에 쓴 식대 중 91.2%에 달하는 1억5,160만4,640원이 지출 명목이 단순히 ‘간담회’로 기재되 정확한 목적을 알 수 없이 쓰였다.

매년 연말 송년회 행사 식대로 사용한 비용을 ‘송년 간담회 개최’로 처리한 것으로 미루어 ‘간담회’가 친목 도모나 특별한 이유 없는 식대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달서구의회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송년간담회 명목으로 1,504만7,000원을 썼다. 1년에 두 번 같은 명목으로 식대를 지출한 2014년(2회, 538만 원)을 제외하면 회당 평균 약 322만 원을 썼다.

이런 식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비회기 중 식대로 사용된 1억5,160만4,640원은 달서구의회 전체 의정운영공통경비 중 31.1%에 해당한다. 달서구의회는 교육비 명목으로 전체 22.5%를 사용했고 식대도 54.3%를 쓰면서 대구시의회나 동구의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용 실태를 보이는 듯했지만 과도한 비회기 중 식대 지출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달서구의회는 2014년 웃는얼굴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318만 원을 들여 단체티를 맞췄다. (사진=달서구의회)

달서구의회는 또 2014년 달서구가 개최하는 웃는 얼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면서 318만 5,000원을 들여 단체 티셔츠를 구입하기도 했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2014년 이후에는 구입한 적이 없고 올해도 구입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 도움=김서현 공공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