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년NGO활동가] (17)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 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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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에서 청년NGO활동가로 5월부터 12월까지 활동하고 있는 신민정이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민정 활동가

청년NGO활동확산사업에 참여하기 전엔 어떤 활동을 했었나?
=2017년부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 불법체류 하는 분들은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데 다니는 교회에서 의료봉사를 많이 했었다. 나는 의료인이 아니니까 사무 관련 업무를 하면서 봉사에 참여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도 봉사활동을 꽤 오래했다고 알고 있다.
=협회에서는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봉사자들을 많이 필요로 한다.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활동하는 단체에 갔다. 연례행사처럼 연탄 돌리기, 김장하기 등 다양하게 참여했다.

원래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이 있었나?
=평소 아이들을 많이 좋아했다. ‘소아암을 앓거나 앓았던 아이들이다 보니까 활동하면서 마음이 아프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밝은 아이도 있고, 조용한 아이도 있다. 그냥 아이들이 좋았다.

활동하는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완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만든 공익단체다. 치료받는 중에치료비 이외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서 지원사업이 있으면 지원을 한다. 주된 사업으로, 청소년이나 아이들이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학교에 제대로 못 간다거나 병원에 있는 시간이 많다.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서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을 채워주고 싶어서 병원에 교구를 들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러 간다거나, 토요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토요일엔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가?
=제일 먼저 아이들이 오면 보드게임을 진행한다. 이 시간엔 강사가 따로 없고 자원봉사자 쌤들이 그룹을 만들어서 진행한다. 연극수업을 하는데, 강사님이 오셔서 치료에 초점을 맞춰 수업을 해주시는 것 같다. 아이들이 연극수업을 하는 동안 봉사자 쌤들과 스태프들이 점심을 만든다. 밥나눔이라고 하는데 이번 주엔 30인분 국수를 만들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아이들과 봉사자. 부모님 모두 식사하면서 관계를 쌓는 것이 좋았다. 오후에는 댄스 수업을 한다.

▲캔틴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신민정 활동가

단체 분위기는 어떤가?
=좋다. 자유롭고,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그런데 내가 청년NGO사업에 5월부터 참여했는데 2019년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한 것이 아니다보니 단체에서 새롭게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해보지는 못해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다.

신민정 활동가는 어떤 업무를 주로 하는가?
=이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니까 자원봉사자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 관리를 하고, 각종 회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해준 차량이 있는데 업무에 나갈 때 운전하면서 차량 관리도 하고 있다. 수시로 진행되는 지원사업, 한 번씩 모집하는 지원사업을 맡아서 하고 있다.

활동하면서 어떤 것을 배우는가?
=고민이 생기는 것 같다. 봉사할 땐, 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병원을 가거나 가정방문을 한 번씩 하면서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고 부모님들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이것 외에도 단체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필요한 게 많았다. 그런데 후원을 받아서 활동하는 단체다 보니까 물품이 한정되어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필요한 것들도 많은데 재정적인 한계로 고민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후원회원 발굴을 더 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가정방문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가는 친구였다. 발병한 지 꽤 오래됐다. 소아암·백혈병은 아니지만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빈혈이다 보니 조금만 일어서 있어도 어지럽고 다른 활동은 거의 못하고 서울에 1주일에 한 번씩 다녀오는 정도, 그리고 정말 안 좋으면 서울에서 3~4일 정도 입원하는 중학생 친구였다. 중학생 특유의 까칠한 말투가 인상 깊었다. ‘협회에 한 번 놀러와’라고 하니까, ‘갈 일 없을 것 같은데요’라고 답했고, ‘다음에 또 보자’라고 하니까 ‘볼 일 없을 것 같은데요’라고 하면서 번호는 또 주더라. 말은 ‘왜요?’, ‘싫어요.’라고 하면서도 결국은 ‘다음에 봐요.’ 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정 사건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변화된 부분이 있는가?
=전에는 ‘나의 삶’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 영역이 조금 넓어진 것 같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평소 일상생활을 할 때도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활동 각오가 있다면?
=존버! 농담이다. 누구 한명이라도 협회가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우리가 좋다고 생각한 일보다 당사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올해가 끝날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