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료진 확진 증가세···코로나19 ‘병원 내 감염’ 우려 커져

대구가톨릭대병원, 의료진 확진자와 같은 병동서 환자도 확진
노조, "병원 내 확진자와 접촉자 관리 제대로 안 돼" 지적

16:13

대구 지역 의료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은 병원 내 확진자와 접촉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동조합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지역 의료 인력은 코로나19 확진자는 22명이다. 대구시는 25일까지 의료진 감염자를 전공의 1명을 포함해 19명이라고 밝혔고, 26일에는 추가로 3명을 더 공개했다. 이날 계명대 동산병원 전산정보팀 1명, 계명대 동산병원 방사선사 1명, 곽병원 간호사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종합병원인 곽병원에서도 사흘째 간호사 확진자가 확인된다. 대구시는 24일 의료진 확진자 5명이 있다고 밝혔고 이 중 2명은 곽병원 간호사였다. 25일에도 의료진 확진자 7명이 있고 이 중 2명이 곽병원 간호사라고 밝혔다. 26일엔 추가로 3명을 공개하면서 1명이 곽병원 간호사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곽병원은 현재 응급실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상급종합병원인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명, 간호사 2명이 확진된 데 이어 확진 간호사와 같은 병동의 환자 이송 요원 2명, 환자 3명도 확진된 거로 알려졌다. 앞서 간이식 환자가 수술 후 확진되기도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 대구가톨릭대병원분회)는 병원 내 의료진과 환자 감염이 이어지는데도 확진자와 접촉자에 대한 관리와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26일까지 병원 측이 확진자에 대해 안내한 것은 현재까지 단 두 번뿐이다. 병원 측은 노조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자 병원 내 확진자 현황을 공지했다. 또, 이날 오후 5시 상황 공유를 위한 교직원 모임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날 한 직원은 직원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에 “병동 폐쇄 요구”, “의료진은 파리 목숨이냐”, “쉬쉬 말고 격리 방역하라”는 문구가 적힌 A4 용지를 붙이기도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내에 한 직원이 붙인 병동 폐쇄 요구(사진=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본부)

하유숙 대구가톨릭대병원분회장은 “확진자에 대한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조가 자체적으로 파악해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노조가 파악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밀접 접촉자, 간접 접촉자에 대한 공지도 없다. 환자들은 물론 직원들과 간호사 모두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 분회장은 “어제(25일)까지도 병원 경영진에게 상황 공유를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응답이 없었다. 노조가 오늘 기자회견을 열자 그제야 공지를 했다”며 “그마저도 강당에 모여서 공지한다고 한다. 강당에 300여 명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건 정말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협소하고 밀폐된 공간의 밀집 행사, 밀집하여 비말 전파가 가능하거나 신체 접촉을 하게 되는 행사 등은 연기 또는 취소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26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대구경북보건단체연대회의(사진=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본부)

노조와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과 민간 구별 없이 지역사회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코로나19를 종식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준비와 내용의 공유, 자원의 마련 등이 없는 상태로 인해 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기존 입원환자의 감염 피해로 이어질까 몹시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직원들은 ‘카더라’ 통신에 의지해서 환자와 직원 자신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 속에 코로나19 전용 100병상 오픈 준비 소식을 소문으로만 듣고 있다”며 “대구가톨릭대병원 경영진은 코로나19 감염 관리를 위한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100병상을 연다고 해도 절대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운영을 맡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질병관리본부가 직접 전문가를 파견하여 코로나 병상을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