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현상’···“젠더갈등 부추기는 사회”

‘이남자 현상을 말한다: 청년의 삶과 정치’ 토론회, 경북대에서 열려

18:50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권 구애가 높아진 이른바 ‘20대 남자(이남자)’ 현상을 논하는 토론회가 대구 경북대에서 열렸다. 20대 남성은 언론을 통해 페미니즘을 혐오하고, 정치계, 유통업계 등 사회 전반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로 주목 받고 있다. 참석자들은 정치와 언론 등이 갈등을 중재하기보다 심화하는 상황을 비판하며, 20대 청년의 차이점보다 동일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이남자’ 현상을 말한다: 청년의 삶과 정치> 토론회에서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사업본부 여론연구전문위원이 발제를 하고있다.

21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이남자’ 현상을 말한다:청년의 삶과 정치> 토론회가 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발제자로 <20대 남자>의 공저자인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사업본부 여론연구전문위원과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연구자 정성조 씨가 나섰다. 토론자로 육주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신승민 경북대 전 사범대학생회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김연식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들은 발제와 토론을 통해 젠더 갈등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분석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육주원 교수는 “언론에서 특정 인터넷 사이트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주장을 선별없이 보여주는 방식이 문제”라며 “그러다 보니 정작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없이 20대 남성의 분노 원인을 젠더 갈등으로 쉽게 진단해버린다. 오히려 청년의 사회적 위치와 불평등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남성과 여성의 차이보다 동질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한울 전문위원은 “20대 남녀 모두 공정성에 어느 세대보다 민감하다.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 지수도 높다. 공무원 시험을 이들이 많이 응시하는 이유도 공정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며 “20대와 다른 세대와 차이가 더 큰 부분인데, 언론은 이들의 공통점보다 차이점에 기반해서 갈등을 바라본다”고 분석했다.

▲21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이남자’ 현상을 말한다: 청년의 삶과 정치>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있다.

갈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논의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성조 씨는 “혐오와 갈등으로 청년 세대 담론이 이뤄질 것이 아니라 청년 내부의 이질성과 주체성을 주목하고, 다양하고 유연한 삶의 방식을 전면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회에 청년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는 논의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