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영국 변이 감염 2개 그룹 확인···“궁극적으론 백신 맞아야”

달서구 대학생 모임, 유흥업소 집단감염에서 영국 변이 확인
27일부터 만 65세 이상 접종 시작, 예약율은 50% 못 미쳐

11:31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늘고 있다. 대구 역시 유흥업소 집단감염과 대학생 모임 같은 국내 감염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돼 그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이 현재로선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안으로 제시되지만, 65세 이상 백신 접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6일까지 대구 예약율은 50%를 넘어서지 못한 상태다.

지난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 사이 국내 감염자 723명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225건, 36.1%가 주요 변이(영국·남아공·브라질·인도)로 확인됐다. 전주(9~15일) 22.5%보다 13.6%p 증가한 수치고, 한 달 전(4월 20~27일) 11%와 비교해도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구에서는 그동안 해외 유입 사례 외에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25일 2개 집단감염 그룹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11일 지표환자가 확인된 달서구 대학생 모임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19일 지표환자가 확인된 유흥업소 집단감염에서도 확인됐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높진 않지만 기존 바이러스도 보다 전파력이 1.5배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치명률이 낮아 위험성도 그만큼 낮다고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전파력은 그만큼 많은 환자를 발생시키고, 그로인한 의료 인프라 부담 가중으로 다른 문제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가장 궁극적인 대처 수단으로 언급되지만, 대구는 접종률, 예약율 모두 저조한 상태다.

대구의 경우 달서구 대학생 집단감염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정된 사례가 2건, 역학적 연관성을 보이는 사례가 4건에 그치지만, 유흥업소 집단감염은 현재까지 어느 정도 사례가 여기에 해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거의 대부분의 관련 감염자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6일 0시 기준으로 유흥업소 집단감염은 199명으로 늘었다. 25일 대비 20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늘어난 20명 중에는 종사자 감염은 없고, 이용자 7명, n차 감염이 13명이어서, 유흥업소를 벗어난 감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시는 여전히 이용자나 종사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이들에 한해서 n차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달서구 대학생 집단감염의 경우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흥업소 집단감염 역시 어느 약한 고리에서 무분별한 집단감염이 촉발될지 알 수 없다. 변이 바이러스가 대구 지역 감염의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대구시는 빠르게 유흥업소 집합금지와 종사자 진단검사 명령을 내리고, 26일부터는 식당이나 카페, PC방, 오락실, 멀티방, 동전노래연습장 같은 시설도 심야 시간(0시~6시) 이용 제한 명령을 내리며 대처에 나섰지만, 궁극적으론 백신 접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으면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은 남는다.

대구시 접종률이나 접종 예약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으로 60~74세 백신 접종 대상자의 예약율은 48.5%에 그친다. 전국 예약율이 60.1%인 것과 비교하면 10%p 이상 차이가 난다. 24일 질병관리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차 백신 접종률도 대상자의 54.2%에 그친다. 부산(51.6%)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이영희 대구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영국 변이는 전파 속도가 빠르지만 백신에 대한 회피반응이 없다. 백신 접종 효과는 유지가 된다. 궁극적으론 백신을 빨리 맞아야 한다”고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