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의락, “박창달 영입 발표 시점, 맡긴 역할 적절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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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달 전 의원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준 건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장은 아니지 않느냐. 대구·경북의 미래 발전에 대해 그분과 논하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박창달 전 국회의원을 만나고 그를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 겸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부글부글 끓었다. 박 전 의원이 40년 넘게 보수 정당에 몸담았고, 이 후보를 만나기 직전까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박창달, TK 총괄선대위원장 선임···민주당 내부 부글부글?(‘21.11.26))

대구에서 민주당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홍의락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홍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른 아침 개인 SNS에 “할 말이 없다.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 선대위도 수리 중인 만큼 남부권경제대책위원장 자리도 반납하겠다. 백의종군의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히곤 언론과 연락을 피하며 ‘잠행’을 해왔다.

▲지난 9월 대구시 경제부시장직을 마무리한 홍의락 전 의원. (뉴스민 자료사진)

잠행 일주일만인 2일 오후 대구 모처에서 만난 홍의락 전 의원은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박 전 의원 영입 과정에 대해 비판했다. 첫 번째는 박 전 의원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 직책을 맡기로 한 시점이다. 그 무렵 민주당 선대위는 기존의 ‘매머드 캠프’를 탈피해서 새로운 진용을 짜는 와중이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민주당 정무직 당직자가 일괄 사퇴하고 이 후보의 측근인 김영진, 강훈식 의원 전면 배치가 알려진 날이다. 오전엔 김영진, 강훈식의 전면 배치를 알리고 오후에 박 전 의원 영입을 알리면서 이것이 주는 메시지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것이다.

시점의 문제는 한 가지 더 있다. 지난달 25일은 전두환 씨가 숨진 후 그의 장례가 치러지는 와중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 평가가 진행되는 와중이었다. 이 후보는 전 씨 조문은 하지 않았고 대신 전 씨와 같은 날 숨진 5.18 피해자의 빈소를 찾았다. 그런 시국에 전 씨 집권에 동원된 민주정의당 창당에 주요 역할을 한 박 전 의원 영입을 발표한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전두환 상중에 5공 인물을 발표한 것도 그런데, 선대위 교체기에 뜬금없이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을 시킨다는 게···. 보수 진영으로 확장은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절차와 수순에 맞게 해야 하지 이렇게 뜬금없이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박 전 의원에게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장을 맡긴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미래 발전을 박창달 전 의원과 논하겠다는 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구·경북 미래에 대해 이야길 하려면 지금은 완전히 전환의 시대다. 도약의 시대이기도 한데, 새로운 시대를 고민하는 사람은 뒤로하고 미래 발전을 하겠다는 건, 정치적 레토릭 정도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홍 전 의원은 잠행 동안 지역 시민사회계를 만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 시민사회 분들 만나 의견을 들었다. 나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도 많더라. 내가 영입을 주도하고 한 것 아니냐는 거다. 그런 분들을 만나고 이야길 나눴다”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대구·경북 선대위도 호남과 마찬가지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민선대위 구성을 고민하면서 여러 분을 만나봤다. 변호사, 의사 같은 전문가 그룹이나 노동계도 만나봤다”며 “대구 민변의 백수범 변호사 같은 젊은 인재들로 구성하는 걸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도 이재명 당선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그 결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안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지역에서 이재명을 지지하고 오래 민주당을 지켜온 사람들이 보수 세력에 투항하는 듯한 모습이 되면 안 된다. 섭섭해하는 당원들을 잘 설득하해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사실은 지금 만만하지 않은 선거다. 대구·경북이 어떤 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출신으로 지역 대선 후보는 처음 있는 거니까, 대구·경북 시도민이 대구·경북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정말 치열하게 고민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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