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독성물질 검출 두고, 환경단체·대구시 공방

대구시, 분석 방법에 따라 검출 물질 달라···가장 독성 강한 것 분석
환경련, 미국은 엄격한 기준 적용해 200종 검사···사전예방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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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단체들은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구시와 환경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시는 분석 방법에 따라 독성물질이 나오지 않을 수 있고,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고도정수처리로 독성물질을 없앨 수 있다고 해명했다.

1일 오전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수돗물에 녹조 독소가 검출됐지만 무조건 안전만 주장하는 환경부와 대구시를 규탄한다.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 1일 오전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수돗물에 녹조 독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구시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녹조로 오염된 낙동강 물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는 환경부와 대구시가 녹조 문제와 관련해 의도적으로 유해성과 위해성을 저평가해왔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녹조 독성 측정과 분석 방법을 (녹조 독성을) 가장 낮게 검출되도록 설계했고, 낙동강 본류에 극심한 녹조현상이 벌어졌을 때도 시민들에게 안전 경보를 전달하지 않았다. 위험 평가와 소통 모두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이 이런데도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수돗물 녹조 독소를 검출한 부경대의 분석 방법이 잘못됐다면서 학자를 공격하고 있다”며 “환경부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분석 방법은 4가지 종류만 분석할 수 있는 반면 부경대는 효소결합 면역흡착분석법을 사용해서 200여 종 전체 마이크로시스틴의 양을 분석했다. 이는 미국EPA가 공인한 분석방법이며, 검출한계와 정량한계가 이전 제품보다 더 정밀한 키트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MBC와 함께 대구의 주요 정수장 3곳으로 들어오는 원수와 정수를 마치고 가정으로 공급되기 직전의 물을 채취해 부경대 연구팀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정수된 수돗물에서 리터당 마이크로시스틴이 매곡 정수장 0.281ppb(㎍/L), 문산정수장 0.268ppb(㎍/L), 고산정수장 0.226ppb(㎍/L)으로 각각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서 발생하는 유해 독성물질로 간 독성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진다.

27일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대구시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수질연구소의 분석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고도정수처리(오존·활성탄)로 조류 독성물질은 완벽하게 제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수질연구소가 환경부 고시에 따른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 4종(마이크로시스틴-LR, -RR, -YR, -LA)을 정밀 분석해 검출한계와 정확도, 정밀도를 엄격히 관리해 데이터 신뢰도를 보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부경대 연구팀이 사용한 효소결합면역흡착분석법(ELISA) 키트와 분석 방법이 다르다고 했다.

박희선 대구시 수질연구소 수질연구과장은 “환경부 고시시준에 따라 마이크로시스틴LR이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이기 때문에 이것을 기준으로 하고, 나머지 3종은 지자체에 따라 추가로 조사한다. 그래서 대구시도 총 4종을 본다”며 “부경대 연구팀은 키트로 분석을 했고, 기준이나 항목 등을 같이 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수근 공동대책위원장은 “마이크로시스틴 전체가 200종 정도되고, 수질 기준이 엄격한 미국은 마이크로시스틴LR에 준해서 다 조사를 한다”며 “사전예방 원칙을 적용해서 다 위험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 조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