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업 종료, 대구공장 90여 명도 정리해고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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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생산 기업인 푸르밀이 11월 30일 사업을 종료한다. 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일방적인 사업종료에 반발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소재 푸르밀 대구공장에는 9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도 전원 정리해고 대상이다.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유제품 전문 기업으로 비피더스, 가나 초코우유 등의 히트상품을 생산해왔다. 17일 푸르밀은 전 직원에게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업계에선 2018년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이후 지속된 적자가 원인이라 보고 있다.

푸르밀은 전주와 대구에 공장을 두고 있다. 푸르밀 관계자는 “생산직뿐만 아니라 관리직, 본사 직원까지 전부 정리해고 대상이다. 대구와 전주공장 모두 11월 30일 사업종료 및 생산중단이 예고돼 있다. 그 이후에 대해선 전달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언론에 정리해고가 보도된 다음 날인 18일 푸르밀 대구공장을 찾아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고용노동청 담당자는 “전 직원 370명 중 본사에 150명, 전주공장 130명, 대구공장에는 90명가량이 근무 중”이라며 “11월 30일 사업 종료 이후 근로자들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다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사할 수 있다. 근로자 측에 사전에 통보했는지, 근로자 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했는지가 관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20일 성명을 통해 일방적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고 재매각 등 다른 대안 충실히 모색할 것, 노조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총수 일가가 경영을 실패해 놓고 그 책임을 오롯이 직원들에게 전가했다.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이라며 직원들에게는 임금삭감과 반납을 강요하고선 신준호 회장은 퇴직금을 30억 원이나 받아 챙겼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리해고 방식도 문제다. 법인을 청산하면 그동안 영업손실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직원을 해고하고 공장 문을 닫아도 폐업은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각을 추진했던 LG생활건강이 설비가 노후한 것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고 알려졌지만 푸르밀이 과도한 매각대금을 제시해 불발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회장 퇴직부터 정리해고를 통한 방식까지 모든 것이 계획된 수순이 아니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