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억새밭 은빛 물결 막바지

가는 가을, 억새 이삭 성글어도 여전히 장관
합천 방면 정상 주차장에서 억새밭까지 걸어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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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해발 1,113m) 억새밭은 해발 800m~1,000m 황매평원에 펼쳐진 축구장 60개(60ha) 크기의 대규모 군락지다. 바람 따라 억새 일렁이는 은빛 물결은 장관을 이루고, 합천군이 억새축제까지 열면서 가을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평일임에도 억새 군락지를 찾은 사람들로 합천군 쪽 정상 주차장은 가득 찼다. 이곳에 차를 대고 걸으면 채 5분이 안 걸려 황매산군립공원에 닿는다. 10월 15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1회 억새축제가 막바지에 달했지만, 억새 군락지는 그 세력을 잃지 않고 있었다.

▲황매산군립공원 포토존 (사진=정용태 기자)
▲황매산군립공원 황매평원 내 억새군락지 (사진=정용태 기자)
▲황매평원 내 억새군락지 뒤로 황매산 정상이 보인다. (사진=정용태 기자)

첫눈에 들어온 황매산은 간간히 붉은 단풍을 앞에 세우고 은빛이거나 황갈색 억새밭으로 평원을 가득 채운 풍경이다. 능선까지 빠른 걸음으로 10여 분이면 닿지만 사람들은 은빛 감흥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연신 가다서기를 반복한다. 눈에 찬 은빛 억새의 일렁임이 그대로 사진으로 담기지 않기 때문이고, 굽이마다 보이는 억새밭이 새롭기 때문이다.

군립공원에서 만난 추 모 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구에서 자가용으로 억새밭을 찾았다고 했다. 추 씨는 “작년 이맘때도 황매산을 찾았는데, 올해도 기회가 돼 다시 억새밭을 찾았다. 천막 식당에서 점심 먹고 천천히 억새 보면서 가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에서 해질녘에 맞춰 황매산을 올랐다는 이 모 씨는 “2년여 동안 황매산을 대여섯 번 올랐다. 억새가 서로 몸을 비비면서 내는 소리는 아주 멋진데, 지난해보다 바람이 덜 부는지 억새밭에서 내는 바람소리를 올해는 못 들었다”며 바람을 바랐다.

▲황매산군립공원 황매평원 내 억새군락지를 걷는 탐방객들. (사진=정용태 기자)

지난 9월말 합천군은 군립공원 내 무장애 나눔길 1.43km를 준공했고, 축제 기간 동안 교통약자들을 위한 무료 나눔카트 투어를 운영했다. 합천군 군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받았던 나눔카트 투어는 노약자, 장애인, 유아와 동반한 보호자 1인까지 탑승할 수 있었다.

1984년 정부의 축산 장려로 만들어진 황매평원, 이곳에서 사육된 젓소와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기고 주변 풀을 먹어 철쭉 군락지가 되었다. 이후 철쭉에서 억새로 자연 변이되고, 해마다 억새 군락지가 늘면서 전국 최대 억새 군락지를 이뤘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