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영의 미리보기] 2R. 대구FC 홈 개막, vs 제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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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는 3월 4일(토) 오후 4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를 하늘빛으로 물들인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시즌, 2라운드를 홈 개막전으로 치른다.

대구FC는 승격 후 4시즌 동안 전진 기어만 있었다. 아쉽게도 지난 시즌 제동이 걸렸다. 원래 기능을 회복하고 싶었던 최원권 감독은 개막전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포항스틸러스의 뒷심은 생각보다 강했다. 2대3으로 역전당하며 개막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시즌을 7로 늘렸다.

자존심이 상한 최원권 감독이 홈 개막전까지 양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1라운드에서 아쉬웠던 수비 전술을 보완하면 검증된 공격력은 충분히 골을 만들 수 있다. 2019시즌, 2라운드로 진행된 홈 개막전에서 에드가의 결승골을 앞세워 제주에게 2:0으로 승리했다. 덕분에 첫 상위 스플릿에 안착한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1라운드에서 치열할 2023시즌을 쉽게 예상했다. 대구FC가 클래식 리그에 합류한 2017년 이후 승격한 두 팀이 개막전 동반 승리한 기억이 없다. 간신히 턱걸이한 대전 하나시티즌마저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 팀이자 전력 누수가 많지 않았던 강원FC를 셧아웃 시킨 것은 K리그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했다.

대구FC는 포항에서 치러진 원정 개막전에서 정태욱이 빠진 자리가 아쉬웠지만, 황재원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뚜렷했다. 고재현 또한 업그레이드한 피지컬로 전방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강인함을 어필했다. 전매특허인 위치 선정 능력을 앞세워 커리어 하이에 도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중견 선수 반열에 오른 선산 지킴이 장성원의 자신감 충만한 모습도 팬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동갑내기 친구들은 U-22 제도 덕분에 주전 자리를 확보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몸값까지 불리며 이적 시장을 달굴 때 묵묵히 팀을 위해 땀을 흘렸다. 개막전 선발 또한 국대 출신 선배 홍철에게 양보했다. 이른 시간에 당한 홍철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지우며 2018시즌 FA컵 우승 당시의 활약상을 다시 한 번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란한 마르세유턴을 수시로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한 세징야와 독보적인 버티기 신공으로 최전방에서 예전의 볼 간수 능력을 회복한 에드가 선수가 고향 후배들인 세라토와 바셀루스를 어떻게 팀에 안착시킬지 이번 경기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다.

양 팀 감독은 승점 3점을 기대한 개막전에서 팬들을 아쉽게 한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키맨 최영준과 붙박이 홍철이 나란히 들것에 실리는 가슴 아픈 상황 또한 다르지 않았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시즌 초 약점은 모든 팀의 공략 대상이 된다. 밤잠을 설치고 묘수를 찾았을 최원권 감독에게 힘을 보태는 방법은 홈팬들의 박수와 발구름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