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의 ‘대통령제에는 양당제’ 주장은 엉터리

다당제가 선거제 개편이나 개헌 전에 찾아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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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선거제도 개편 가닥을 잡으며 4개 안 남기고 있다.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소선거구제+연동형 비례대표제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전면적 비례대표제. 이 중 가지는 소선거구제, 나머지 가지는 중대선거구제로, 선거구당 선출 인원 문제는 아직 합의가 요원하다.

▲홍준표 대구시장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토론에 뛰어들었다. 현재 국회 밖에 있지만 차기 대선 주자이며 주장이 뚜렷하기 때문에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은 지난 3 9 페이스북에지금 논의되는 중대선거구제는 내각제하에서 다당제, 연립정부제를 채택할 때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대통령 책임제하에서는 적절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동일한 주장을 편다는 것이다. 지난 1 12 대표는대통령제는 소선구제와 친하고 중대선거구제는 내각제와 친한 제도라고 밝혔다. 근래 트럭 시위를 벌이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내각제 이름 바꾼 중대선거구제 철회하라 같은 문구를 LED 전광판에 띄우고 있다. 홍준표와 이재명은중대선거구제반대론을 쌍끌이하는 정치인들이다.

홍준표 시장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다당제. 중대선거구제 특히, 3 이상 선출 선거구제는 3당의 의석 확보 가능성을 키워 다당제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소선거구제라고 해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다당제가 된다. 소선거구에서 의석을 내기 힘든 소수 정당도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지지율에 부합하는 의석을 가질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연동형 비례제도 결사 반대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의 논리는 일관되지 않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대표는 중대선거구제에는 반대하되 소선거구를 유지한 상태에서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하는 방향을 견지했다. 이것이 실현되면 마찬가지로 다당제가 유도된다. 이 대표는중대선거구제로 유도되는 다당제 대통령제에 맞지 않고, ‘소선거구+연동형 비례제로 촉진된 다당제 대통령제에 걸맞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두 다당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시장이 다당제가 대통령제에 맞지 않다고 하는 이유를 풀어쓰자면 다음과 같다: 다당제는 국회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없도록 만든다. 국회 다수파가 정부를 꾸리는 의원내각제에서는 자연스레 여러 정당이 손을 잡고 연립정부를 만든다. 반면 대통령제는 그런 시스템과 문화가 없다. 다당제가 되면 여당 의석은 50% 미달하는여소야대상태가 이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정부와 국회 다수파의 반목으로 정국이 불안과 비생산에 빠진다.

대통령제에서도 여소야대 막을 수 없어
여소야대-다당제가 여소야대-양당제보단 나아
혼란한 남미? 양당제로 바꾸면 안정될까

하지만 시장 주장에는 허점이 한둘이 아니다. 첫째, 여소야대는 대통령제에서도 일어난다. 윤석열 정부 2년차인 2023 지금도 여소야대고, 전임 문재인 정부는 2017 5월부터 3년간 여소야대였다. 미국 하원의회도 지금 여소야대다. 여소야대 가능성을 줄이려면 의원내각제가 답이다. 여소야대가 두려워 다당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제를 옹호하는 자가당착이다.

둘째, 대통령제에서의 여소야대 국회가 여대야소 국회보다 나빴다고 근거가 없다. 2017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떠올려보라. 탄핵에 반대한 국민들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탄핵 찬성률과 국회의 탄핵 찬성률이 거의 일치한 현상이다. 크고 결정적인 사안에서 국회가 민의를 정확히 대변했다는 의미이다. 여당 의석이 과반이 되고, 야권에도 여러 정당이 있는 상태였기에 가능했다.

셋째, 대통령제에서 여소야대일 경우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낫다. 여소야대 양당제일 경우 과반 의석의 1야당이 반대해버리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이고 1야당도 과반 의석이 되는 경우에는, 여당이든 1야당이든 3당들을 설득해서 연합해야 필요가 생기고, 이런 연합으로 인해 안건들이 통과할 관문을 찾게 된다. 

▲1997년 대선 연대 후 연립정부를 구성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국무총리.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사진=e영상역사관]

넷째, 대통령제에서도 연립정부는 가능하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정부의 입법과 예산 편성에 당연히 힘이 실린다. 정책과 각료직을 두고 얼마든 협약을 맺을 있다. 심지어 1997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은 합쳐도 과반 의석이 되는데도, 대선 승리와 정국 운영을 위해 손을 잡았다.

다섯째, 대통령제이면서 선거제도로는 중대선거구제, 정당 체제상으로는 다당제인 나라들은 특히 남미에 많다. 주지하다시피 남미의 정치 현실은 불안정하다. 다만 이것이 중대선거구제나 다당제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가정을 해보자. 남미가 대통령제이면서 소선거구제이고 양당제라면 정국이 안정되었을까? 당내 파벌 싸움이 극심해 당론도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 남미의 정치 혼란은 선거제도나 다당제 때문이 아니다.

설령 다당제 때문에 남미가 혼란스럽다고 해도 한국은 남미 다수 국가 수준의 정치 혼란을 벗어난 나라다. 특정정당이 장기집권하는 나라는 양당제가 필요할 수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통합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러나 지난 사반세기동안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네 번이나 겪었다. ‘저쪽을 응징하려 이쪽에 투표’가 반복되었고 이는 유권자의 피로감과 비호감 대선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과 비교될 만한 나라는 남미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쯤이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22년 민주주의 지수에서 한국은 24위에 자리했다. [사진=이코노미스트 democracy index 2022]

여섯째, 대통령제중대선거구제 국가가 모두 실패한 것은 아니다. 남미에서 가장 민주적으로 꼽히며, <이코노미스트>매년 발표하는민주주의 지수’에서 한국을 앞서는 나라가 우루과이다. 우루과이는 대통령제이면서 다당제다. 물론 여기에도 유의할 점이 있다. 우루과이는 대선과 총선이 같이 실시되므로, 어떤 측면에서는 의원내각제적 성격이 있다.

다당제 먼저 찾아오면대통령제니까 양당제로 돌아가라”고 할 텐가?
핀란드, 오스트리아는 다당제->권력구조 변환->개헌

프랑스는 어떤가. 프랑스는 흔히 이원정부제로 분류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대통령제에 가깝다. 프랑스는 국회가 내각을 불신임할 있으므로 총리와 장관은 국회 다수파가 지지하는 인물이 맡는다. 결과 이들이 대통령과 다른 진영 소속일 수도 있다. 실제로 1980~1990년대에 대통령과 총리가 계열이 다른동거 정부 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국회 다수파일 경우 국정 주도권은 대통령이 쥔다.

참고로 프랑스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했고 비례대표 의석은 전무하지만, 결선투표를 통해 소수정당이 1차투표에서 완주할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다당제 국가라는 뜻이다. 대통령제에 가까우면서 다당제 국가인 사례다. 물론 프랑스도 우루과이처럼 참고할 사항이 있다. 프랑스는 대선 직후에 총선을 치르므로 대통령 소속 정당이 국회 다수파에 속할 공산이 매우 크다.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있다는 뜻이다.

일곱째,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가는 것은 법률 개정으로 바뀌는 것이지만 의원내각제적 국정 운영이나 다당제는요이 하고 시작되는 아니다.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아도 다당제는 먼저 찾아올 있다. 심지어 개헌하지 않고도 권력구조는 바뀔 있다.

현재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는직선 대통령이 있으면서, 거의 의원내각제인 국가. 나라들은 대통령의 권한이 강할 때도 의회에 권한을 이양하면서 개헌 이전에 권력구조 변환을 거쳤다. 선거제도는 중대선거구-비례대표제를 채택한 지 오래다. 핀란드는 100년이 넘었다. 이들 나라는 개헌부터 하고 선거제도를 개혁한 게 아니다. 한국도 개헌 없이 현행 헌법으로도 의원내각제에 준하는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양당제/다당제도 선거제도로 결정되는 아니다.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았는데도 정치체제가 양당제에서 다당제쪽으로 움직일 있다. 중대선거구제도 아니고 연동형 비례제도 아닌 한국의 경우 1988, 1992, 1996, 2016 총선에서 다당제가 형성되었다. 이런 경우가 찾아오면 유권자들에게우리나라는 대통령제니까 다시 양당제로 돌아가!”라고 강요할 것인가?

다당제가 거꾸로 선거제 개혁과 권력구조 변환 만들어
양당제의원내각제옹호도 있다홍준표, 논리 다시 짜오라 

여기서 중대한 진실이 나온다. 선거제도가 다당제를 만들거나 의원내각제가 다당제를 안착시키는 아니라, 다당제가 선거제도 개혁이나 권력구조 변환을 이끈다는 것이다. 소선거구제 저비례성 선거제에서는 아무래도 기성 거대양당이 유리하다. 그러나 3당이 부상해서 거대양당 하나 이상이 3 이하로 쳐지 당은 여지 없이 몰락한다. 20세기 초반의 영국 자유당이 노동당에게 그렇게 밀렸다.

이런 급락을 염려한 기성정당들이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를 적극 수용한 이미 1백여 년 일어난 유럽 선거제 개혁의 역사다. 지지율만큼 의석수를 가질 있다면 3 정당이어도 의석수가 0 향해 치닫지는 않을 것이고, 재상승할 가능성도 확보되기 때문이다.

다당제는 의원내각제도 견인할 수 있다. 여러 정당이 국회에서 경쟁하고 있으면 연립 정부로 과반 의석을 만드는 문화가 생겨날 가능성도 커진다. 남미 다수 국가는 그렇게 되지 않았느냐고? 개헌하려면 절대 다수의 연합이 필요한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개헌하지 않고도 의원내각제 요소를 도입하기에는 규범적, 관습적으로 성숙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덟째, 이쯤에서 홍준표 시장이나 주요 지지층은우리가 진짜 반대하려는 중대선거구제나 다당제가 아니라 바로 의원내각제다”, “의원내각제를 위해서 양당제를 지켜야겠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에도 복병이 생겼다. ‘양당제=대통령제/다당제=의원내각제공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양당제주의자들이다.

정치학자 프랜시스 메켈 로젠블루스와 이언 샤피로가 집필한 <책임 정당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노시내 옮김후마니타스, 2022) 미국의 양당제대통령제가 아니라 영국의 양당제의원내각제가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극단주의를 통제하는 주안점을 두고강한 규율의 정당 강조하는 저자가 보기에, 미국은 대통령제와 당내 분권화 탓에 극단주의를 통제하는 실패했다.

영국 사례는소선거구는 대통령제라는 시장 주장을 정면으로 무력화시키는오래된 증거. 소선거구는 대통령제/중대선거구는 의원내각제는 운명결정론에 가까운 비과학적 논의. ‘소선거구와 의원내각제’, ‘중대선거구제와 대통령제 다양한 지향과 제언 가능하며, 조합의 옹호론자들은 자신의 의견이 어떻게 정합성을 가지는지 설명해야 책무가 있다. 홍준표 시장은 대통령제양당제여야 하는지 백지에서 다시 써내려가야 한다.

김수민 객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