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경찰 보복수사” 성토하지만, 사실관계는···

경찰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9일, 발부는 16일
홍준표 대구경찰 요청 거부 12일, 퀴어축제는 17일
“좌파단체 고발만 하면 피의자 취급” 주장했지만,
같은 단체가 고발한 또 다른 사건은 무혐의 처분
“산격청사 점거사건은 6개월간 방치” 주장도,
지난 2월 검찰 송치 후 보강 수사 지휘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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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동인동 대구시청사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찰의 시청 출입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경찰의 ‘보복 수사’를 성토하고 있지만, 홍 시장이 내세운 보복수사 근거는 사실관계가 다른 게 여럿 확인된다.

23일 오전 8시 30분부터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는 동인동 대구시청사 4층 뉴미디어담당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오후 1시 10분께 마무리했다. 경찰은 압수 물품 박스 1개 분량 만큼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수사 진행 내용이나 압수 물품에 대한 언론의 물음에는 말을 아꼈다.

홍 시장은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후 SNS를 통해 잇따라 입장을 밝히며 대구경찰청장 등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오전 9시께 올린 글을 통해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간다. 좌파 단체의 응원 아래 적법한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 집행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더니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수사까지 하고 있나”라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보복’으로 규정했다.

40분 뒤 다시 “좌파단체가 고발만 하면 무조건 피의자가 되고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지, 고발 자체가 허무맹랑한데 고발만 하면 무조건 피의자 취급을 해도 되는지, 압수수색도 비례의 원칙이 있는데, 이런 경미한 사건도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물어보자”고 주장했다.

11시 20분께 세 번째로 올린 글에선 대구경찰의 시청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표했다. 홍 시장은 “오늘부로 대구 경찰청 직원들의 대구시청 출입을 일체 금지한다. 업무 협력차 출입하던 경찰 정보관 출입도 일체 금지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대구시청 점거 사건은 6개월간 방치하고 퀴어 축제 도로 무단 점거는 옹호하는 대구경찰청장이 그동안 그 사건 수사에 협조하고 있던 대구시를 좌파단체의 허무맹랑한 고발사건이 들어 왔다고 시청을 강제수사로 압수수색했다?”며 “야당이라면 야당 탄압 주장이라도 하겠는데, 법치 행정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구경찰청장의 엉터리 법 집행, 보복 수사 횡포는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경찰이 대구시청 SNS 운영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수사를 위해 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9일, 발부는 16일
홍준표 대구경찰 요청 거부 12일, 퀴어축제는 17일 
“좌파단체 고발만 하면 피의자 취급” 주장했지만, 
같은 단체가 고발한 또 다른 사건은 무혐의 처분
“산격청사 점거사건은 6개월간 방치” 주장도,
지난 2월 검찰 송치 후 보강 수사 지휘 받아

홍 시장은 잇따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보복’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찰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압수수색을 마무리한 경찰은 퀴어축제 갈등으로 인한 보복이라는 주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은 6월 9일에 청구했고, 16일에 발부됐다”는 짧은 답을 내놨다.

대중교통전용지구 도로점용 문제로 오전부터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한 17일보다 앞서 영장이 청구 및 발부됐다는 의미다. 홍 시장이 경찰의 버스 우회 협조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힌 시점도 12일인 것을 고려하면 경찰 영장 신청이 사흘 더 앞선다.

또 홍 시장은 경찰이 지난해 12월 산격동 대구시청사 대강당을 마트노조 조합원 일부가 점거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구 북구경찰서는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가 검찰의 보강 수사 지휘를 받았다.

반면, 이번 사건과 고발인(대구참여연대)이 동일한 또 다른 사건은 무혐의 처분했다. 중부경찰서는 대구참여연대 등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변경 과정에서 홍 시장 등이 직권을 남용했다고 고발한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초에 무혐의 처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