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표王국 1년] 1-3. ‘언론의 편향성’에 맞서는(?) ‘페이스북 투쟁’

① <홍준표의 페이스북 실록>
‘언론의 편향성’ 때문에 시작한 페이스북(?)
언론 보도 반박하거나 현안 대응도 잦아
연합뉴스, 대구MBC 사태 페이스북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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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표왕국 1년]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벌써 페이스북에 쓴 글로 엮은 책만 3권을 펴냈다. 유튜브 채널도 어느 정치인보다 많은 구독자를 자랑한다. 홍 시장은 2018년 페이스북을 엮어 두 번째로 펴낸 책 서문을 통해 페이스북에 열심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내가 페이스북을 일기처럼 매일 쓰는 것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도권 언론의 편향성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트위터 하나로 반 트럼프 진영의 모든 언론을 상대 합니다. 이제 우리도 그런 시대가 도래했음을 곧 알게 될 겁니다. (중략) 매일 같이 일기처럼 쓰는 페이스북은 내 인생의 기록이자 내 생각을 정리하여 후대에 남기는 개인 실록입니다”

‘편향된 언론’에 대응해 직접 시민과 소통하고, 그 스스로 인생의 기록이자 실록으로서 후대에 남기고자 함이라는 설명이다. 뉴스민은 그의 ‘실록’에서 시장으로서 1년치 기록을 살펴, ‘대구시장 홍준표’의 1년을 분석한다.

1-1. “페이스북 글 쓰는 건 10분” 정말일까?
1-2. 페이스북 정치, 시장보단 당 상임고문?
1-3. ‘언론의 편향성’에 맞서는(?) ‘페이스북 투쟁’

‘언론의 편향성’ 때문에 시작한 페이스북(?)
언론 보도 반박하거나 현안 대응도 잦아
연합뉴스, 대구MBC 사태 페이스북에서 시작

홍준표 시장은 ‘언론의 편향성’을 페이스북에 열성인 근거로 내세운 만큼 언론을 비판하거나 관여하는 일도 잦다. 전체 실록 중 35건(9.0%)이 언론 보도를 직접 반박 또는 논평하거나 유튜브 시장에 대한 논평이나 KBS 수신료 문제와 같은 언론 현안 문제를 언급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 노컷뉴스, 국민일보, 한국경제, 대구MBC 등 홍 시장은 여러 언론을 콕 짚어 보도를 문제 삼거나,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연합뉴스가 갓 취임한 홍 시장에 대한 이른바 ‘황제 의전’ 논란을 보도하자, “참 못된 기사”라며 연합뉴스 구독료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8월에는 영남일보가 취수원 다변화 정책 변경 시도나 채무 감축 정책을 비판적으로 짚은 보도와 칼럼을 두고 “어이없다”고 반박했고, 9월에는 경남FC 후원금 관련한 노컷뉴스, TK신공항에 대한 한국경제 보도를 반박했다. 11월에는 대통령이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거부를 옹호하면서 “취재의 자유가 있으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4월 대구시 첫 공무원 골프대회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두고 ‘일부 좌파 매체’의 비판이라고 반박했고, 5월 1일에는 대구MBC 취재거부를 페이스북을 통해 천명했다. 지난달 23일 경찰의 시청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실록을 6건이나 남기면서도 “한겨레 등 좌파매체들과 좌파 시민단체들이 합심하여 이례적으로 대구경찰청장 편을 들면서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언론 비판을 빼먹지 않았다.

약 17%는 신변잡기+정책
손자 자랑부터 드라마 소감까지
핵무장론은 꾸준하게 주장

홍 시장이 1년 동안 작성한 실록의 80% 이상은 시정이나 정치 현안 대응이지만 약 17%가량은 신변잡기적 소재나 국가 차원의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1년간의 실록 중 42건(10.7%)이 신변잡기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는데, 여름휴가 소식, 손자 자랑, 가족과 함께한 골프 라운딩 소식, 40년 공직 생활 소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소감 등 다양하다.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는 실록은 23건(5.9%)에 그쳤지만, 핵무장론, 노조 대응, 주택연금제도, 변리사 소송대리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응한 핵무장론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하게 주장하는 소신을 보이고 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