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친구 대구미술관장 임용’ 기사 삭제···노조, “한두 번 아냐”

매일신문 노조와 기협 대자보, “재발 방지 촉구”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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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 고교 동기인 노중기 화가가 대구미술관장으로 임용된 일이 <매일신문>으로 불똥이 튀었다. 관련 문제를 지적한 기사가 취재기자도 모르게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노조와 기자협회는 대자보를 붙이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매일신문은 지난 2일자 지면에 <’홍준표 초상화’ 고교 동창 대구미술관 선임 논란>을 실었고, 같은 제목의 기사는 1일 오후 3시 23분께 온라인판에도 먼저 출고됐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지부와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가 지난 3일 게시한 대자보에 따르면 온라인 기사는 2일 오후 3시 46분께 삭제됐다.

▲지난 1일 매일신문 온라인판에 게재된 <‘홍준표 초상화’ 고교 동창 대구미술관장 선임 논란> 기사.

노조와 기협은 대자보를 통해 “기사가 기자 모르게 또 삭제됐다. 한두 번이 아니다. 두어 번도 아니다. 서너 번도 아니다. 언론으로서 마땅히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외부의 일을 왜 내부 구성원끼리 원망하는 일로 만들어버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자보에 따르면 매일신문에선 2022년 5월 31일, 지난해 5월 1일, 11월 8일, 12월 3일 이미 같은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2022년 5월 31일 오후 4시 58분에 출고된 <이인선, ‘2전 3기’ 성공신화 …선거 후 더 골치> 온라인 기사는 당일 저녁 7시 35분에 삭제됐고, 지난해 5월 1일자 신문 9면에 실린 <경찰, ‘영주 아파트 토석 무단반출 및 채취량 축소 의혹’ 관계자 입건> 온라인 기사는 2일 오후 2시 54분에 삭제됐다.

11월 8일 오후 6시 6분에 출고된 <혈세 들여 연수 갔다가 대통령 보러 돌아온 대구 북구의원들> 온라인 기사는 같은 날 저녁 8시 37분에 삭제됐고, 12월 3일 오후 5시 43분에 출고된 <대구은행 캄보디아 로비 자금…검찰, 김태오 회장에게 징역 4년, 벌금 82억 원 구형> 온라인 기사는 출고 후 12분 만인 5시 55분에 삭제됐다.

노조와 기협은 “지난해 자유언론실천위원회와 편집제작평의회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랐고 ‘재발 방지’도 연방 확언했지만 부도난 어음처럼 또다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말로 다시 말을 돌려막기를 반복하니, 불신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발행인과 편집인은 온라인상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강구하고 이를 구성원 앞에서 확약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대구 리딩신문으로서 매일신문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그런 신문이 기자도 모르게 기사가 삭제되는 것은 자기 검열을 넘어 신문사를 사주 마음대로 운영하는 독선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다”며 “매일신문의 기자정신을 대구 민주당은 응원한다. 매일신문의 자정 능력과 대구경북의 리딩신문으로서 모든 역할을 다해주기를 요청드린다”고 주문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