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한국옵티칼 노동자들, 고공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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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일본계 외투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청산에 반대하는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회사의 폐업 결정 이후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사측은 손배가압류와 공장 철거공사 방해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이 8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8일 오전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2022년 10월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이후 업황이 축소되는 등의 이유로 회사가 폐업을 결정하자,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지난해 1월 30일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8일 ‘고공농성을 시작하며’라는 입장문을 내 “고용승계 없이 공장 철거도 없다. 이겨서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옵티칼 공장은 일본 니토(NITTO)의 자회사로, 약 20년간 7조 원이 넘는 흑자를 냈고 노동자로 수백 명을 고용한 곳이다. 2022년 10월 4일, 공장에 불이 났고, 화재가 발생하니 회사는 오히려 기쁜 듯 노동자 전원을 내보내며 청산을 선언했다. 노동조합은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지금까지 투쟁했고 현재 11명의 노동자가 남아서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공농성은 온몸으로 해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노동조합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외투, 먹튀 자본에게 지금까지 당한 수많은 노동자에게 당당히 승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인간 바리케이드가 되어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투자기업이다.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2022년 10월 화재가 발생한 이후 회사는 주주총회를 거쳐 공장 청산을 결의했는데, 이후 150여 명의 노동자 중 11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고용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 한국옵티칼 철거 코앞···구미 지역사회 “철거 승인 안돼” (23.11.29.))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