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표청산] 홍준표 측근 떠난 대구 엑스코 대표 빈자리에 내정설?

김광묵 북구 부구청장 내정 화환 논란
대구경실련, “보은용 낙하산 인사”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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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000일 가량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100+1 대구 혁신을 ‘완성’했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로 그가 말하는 성과라는 게 과장되었고, 오히려 재임 기간 동안 시정이 사유화되고,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시장이 권한대행을 하는 1년여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이 문제는 계속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민>은 후임 시장이 당선되어 새로운 대구 시정이 열리기 전까지, 홍준표 재임 1,000일이 대구에 무엇을 남겼는지 기록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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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조기 대선 도전을 돕기 위해 표철수 전 엑스코 대표가 사직한 빈자리를 두고, 김광묵 북구 부구청장 내정설이 일면서 논란이다. 심지어 김 부구청장에게 ‘내정’ 축하 화환까지 배달되는 일이 벌어졌고, 그와 가까운 인사들이 임원추천위원회에 포함된 걸 두고도 의혹이 더해진다.

지난달 23일 엑스코는 내년 6월 30일까지 표철수 전 사장의 잔여임기를 채울 대표 공모를 공지했고, 지난 7일까지 4명이 공모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광묵 부구청장도 그들 중 1명으로 알려진다. 김 부구청장은 진즉부터 엑스코 사장 내정설이 불거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김 부구청장의 집무실 앞에는 ‘축 EXCO 사장 내정’이라 쓴 화환이 놓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엑스코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도 내정설이 나오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엑스코 임원추천위원회 설치운영규정에 따르면 임추위는 5인 이상 7인 이하로 주주, 경영전문가, 경제관련단체 임원, 학계, 공인회계사, 기타 기업 경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인정되는 이로 구성해야 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임추위에는 엑스코를 관할하는 대구시 간부 공무원과 대구시 행정부시장 출신 전 엑스코 사장, 대구시 공무원 출신의 대학교수 등을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됐다. 엑스코는 지난해 7월 임추위 회의는 재적위원 ⅔ 이상 출석으로 개의해서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규정을 신설했는데, 이에 따르면 5명 중 대구시 공무원 출신인 임추위원 3명만 모여도 대표이사 선출이 가능한 구조다. 김 부구청장은 이들과도 근무연이 적지 않은 사이로 알려진다.

그러자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성명을 내고 “사장을 내정한 상태에서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일반적인 ‘내정설’을 넘어 물증까지 나왔다”며 “축 EXCO 사장 내정이라는 화환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구경실련은 “현재의 대구시정은 행정부시장이 시장 역할을 수행하는 권한대행체제라는 점, 새로 선출되는 사장 임기는 2026년 6월 30일에 종료된다는 점, 엑스코 사장은 이른바 보은용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는 점 등 때문에 필요성 여부에 논란이 있던 사안”이라며 “대구시와 엑스코는 홍준표 전 시장 체제에서 관행화된 이른바 보은용 낙하산 인사를 위해 불필요한 사장 채용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방’을 마치고 ‘서울시민’으로 돌아간 홍 전 시장 체제에서 대구시가 자행한 뉴미디어팀장 채용 절차와 거의 같은 것”이라며 “또 엑스코 사장 선임 관련 비리 의혹은 홍 시장 체제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던 보은용 낙하산 인사, 채용비리가 권한대행체제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홍 전 시장 체제의 수혜자들이 자행하는 이른바 ‘나눠먹기’ 인사용일 수 있다. 시장권한대행체제의 대구시정이 ‘나눠먹기’ 인사를 넘어 이른바 ‘알박기 인사’를 하려고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내정설 등 의혹과 근거까지 알려진 엑스코 대표이사 선임 관련 처분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김광묵 부구청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공무원 신분에서 개인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공모 여부 엑스코에 문의해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