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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교체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이 뒤늦은 지역 선대위 발대식을 열었다. 13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경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에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지만, 전날부터 이어진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애초 전날 오전 발대식을 개최한다고 공지했다가, 오후로 변경했고, 다시 하루 늦춰 13일 오전으로 확정해 개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 대통령 윤석열 씨 출당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9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대구경북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강대식 대구시당위원장과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 기초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통상 지역 선거대책위 발대식을 공식선거운동 이전에 개최해 당내 통합과 결의를 다진 후 선거운동에 나서는 걸 고려하면,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서야 지역 선대위 발대식을 개최하는 국민의힘의 곤궁함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탄핵 대선이었던 2017년엔 당시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은 본 선거운동 개시일 보다 약 2주 앞서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을 열었던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엔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젊었을 땐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했지만, 최근 가만히 보니 내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박정희 묘소에 가서 참회했다. 대구경북이 낳은 위대한 인물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그리고 나와 동년배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에 있다”며 “산불 피해 복구, 경주 APEC 성공적 개최,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대대표는 당 일각에서 나오는 원내대표 교체론을 일축하려는 듯 김문수 후보를 추켜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과 비교하면 김문수는 청렴결백하고 일 잘하는, 깨끗한 정치인이다. 정치인을 평가할 땐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둘 다 경기지사를 역임했지만 김 후보는 미래 먹거리를 만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역시 “영천에서 나고 자라 경북에서 중고를 나와 대구 수성갑 위원장을 한 김문수 후보만큼 대구경북을 잘 아는 사람이 있냐. 대구경북 현안이 많은데 이걸 깔끔하게 정리해줄 사람은 김문수”라고 말했다.
경북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박형수 의원(의성·청송·영덕·울진)은 “계엄과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계엄과 탄핵의 밤을 건너야 한다”면서 “이재명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준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발대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는 전 대통령 윤석열 씨를 탈당시켜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대통령께 탈당하라, 하지 말라 하는 건 옳지 않다. 그건 본인의 뜻이다. 윤 대통령께 잘못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탈당하라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이 있다.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면책될 수 없고, 그렇게 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며 “그간 소통이 부족했고, 계엄은 극단적 선택 중 하나다. 방법이 옳았냐는 데엔 많은 논란이 있지만 나는 그런 방식으로 부족했던 소통을 해결할 수 있다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대표 측에서 윤 씨를 출당시키면 김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나도 한 후보와 같이 윤석열 대통령과 깊은 인연은 없다. 공직을 맡아 윤 대통령의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한동훈 후보의 말이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거기에 맞춰 적절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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