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독사 위험군 비율, 남성·노년·쪽방·이혼·무직에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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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남성, 노년층, 쪽방, 이혼, 무직, 기초생활수급자일수록 고독사 위험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 2일 대구시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지역 내 7만 8,33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고독사 위험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가 1인 가구 증가, 사회적 고립 심화 등으로 고독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고독사 위험군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향후 선제적 개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중년(40~49세) 1인 가구 5만 5,213가구에 더해 2023년 미조사된 장년층(50~64세) 및 일부 청년 취약계층 2만 3,117가구 등 총 7만 8,330가구였다.

일부 선별조사로 진행된 청년 취약계층 127명 중 고독사 위험군에 해당하는 건 13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 왜곡 우려로 청년 취약계층은 고독사 위험군 항목별 분석에서 제외됐다.

전체 응답자 7만 8,000여 가구 중 고독사 위험군 비율은 7.6%다. 남성 위험군 비율(9.3%)은 여성(5.5%)보다 약 1.7배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노년층(65세 이상)이 9.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장년층(50~64세) 8.2%, 중년층(40~49세) 7.2% 순이었다.

쪽방·여관(24.5%)과 고시원(22.1%) 등 주거 취약지에 거주하는 가구에서 고위험군 비율이 두드러졌으며, 원룸(15.2%)과 다가구·다세대 주택(9.0%)이 뒤를 이었다.

가족관계 요인에 따라서는 이혼(14.1%)과 사별(10.8%) 등 비자발적 단절을 겪은 응답자에서 상대적으로 고위험군 비율이 높았으며, 독립·미혼의 경우 6.4%로 낮았다.

근로 여부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는데, 무직자의 고독사 위험군 비율은 17.6%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질병으로 인한 무직자의 고위험군 비율은 22.6%에 달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수급자의 고위험군 비율(31.7%)은 비수급자(5.5%)의 약 6배에 이르렀다. 이는 복지 대상자일수록 사회적 고립 및 심리·경제적 취약성이 더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구시는 고위험군으로 판단된 대상자에게 ▲고독사 예방 인력풀 ‘즐생단’(즐거운 생활 지원단)을 통한 안부 확인 ▲ AI안심 올케어 지원 ▲생명의 전화를 활용한 고독사 예방 사업 ▲24시간 AI돌보미 사업 연계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는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위험자 판단도구 권고안’에 따라 각 읍면동에서 대면 또는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다. 질문 내용으론 ▲지난 1주 동안 평균 하루 한 끼 식사도 하지 않았다 ▲지난 1주 동안 혼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적이 1회 이상 있었다 ▲지난 1주 동안 한 번도 다른 사람과 소통(연락이나 만남)이 없었다 ▲나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이야기하거나 도움을 줄 사람(기관)이 없다 등이 포함된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