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길로 끝까지 가는 선비 정신…군수님, 초심으로 돌아오세요”

44차 성주 촛불, "사유지인 제3부지 국회 비준 동의 통과할 수 없어"

10:48

성주군수는 성주군 내 사드 배치 제3후보지 검토 요청이 불가피했다고 호소문을 돌렸고, 성주군 초전면 주민은 처음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함께 싸우던 때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또,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초전면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롯데CC)은 사유지로 부지 매입 등 재정 투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방부가 그런 위험을 떠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5일 오후 8시, 성주군청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44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천여 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가로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렸다. 성주군 공인중개사협의회는 이날 양초 6천 개를 후원했고, 원불교 성주성지 등은 군청 앞 부스를 차리고 ‘사드 말고 평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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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장 성주, “옳은 길로 끝까지 가는 것이 선비 정신”
제3부지 모두 사유지, “국회 비준 동의 통과 못 해…군민 분열 작전”

이날 자유 발언에 나선 이석주 사드배치철회초전면투쟁위원장은 심산 김창숙 선생을 이야기하며 성주의 선비 정신을 강조했다.

이석주 위원장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옳은 길로 끝까지 가는 것이 선비 정신이다. 성주가 왜 선비의 고장이냐. 심산 김창숙 선생 정신이 바로 그 선비 정신이다”며 “1919년 서울에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할 때 김창숙 선생이 고향 성주에 와 유림들에게 함께 하자고 했었다. 그때 초전면 고산리 백세각에서 영남 유림들이 모여 파리장서사건을 계획했다. 파리장서사건에 전국 130명 유림들이 갔는데, 성주에서만 13명이 갔다. 그 정도로 성주의 유림은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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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데 작금은 사태는 어떤가. 성산포대에 오는 사드를 막겠다고 혈서를 쓰고 머리를 깎을 때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성주군수님, 유림 어르신들, 우리 젊은이들이 본받을 수 있게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 제3부지 요구 말고 (사드 배치 철회로) 같이 힘 합쳐야 옳은 것 아닙니까”고 외쳤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심산 김창숙 선생 숭모제 때 다들 부끄러워서 어떻게 절을 올릴까 모르겠다. 한 번 더 호소합니다.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부와 경북도지사 분열 책동에 속지 말고 다 같이 힘을 합칩시다”고 호소했다.

제3부지로 거론되는 초전면 롯데CC는 사유지로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 등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막대한 국가 재정이 드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방부가 국방부가 그런 위험을 떠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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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무(가천면) 씨는 “국방부 직원들 불러 놓고 국회의원들이 질문했다. 그때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으니 국방부 장관이 성산포대는 원래 군부대이기 때문에 예산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동의가 필요 없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제3부지로 거론되는 롯데CC, 염속산, 까치산 등은 다 사유지다. 그러면 예산이 들고, 국회 동의도 필요하다. 야 3당이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데, 제3부지로는 국회 비준 동의를 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제3부지 검토를 성산포대를 제외하고 한다고 한 적이 없다. 성산포대를 포함한 성주군 내 제3부지라고 했다”며 “결국 최적지가 성산포대라고 하면 그때는 어떡하냐. 국방부에서 군민들을 갈라놓으려는 작전을 짠 거다. 이제 그 작전이 틀렸음을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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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촛불 문화제 막는다는 소문에 주민들 서명 나서
27일, 주민 새누리당 탈당계 제출

성주투쟁위는 오는 27일까지 군청 앞 촛불문화제 집회 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후 촛불문화제를 군청에서 허가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와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주민들은 성주군수에게 촛불문화제 개최를 요구하는 서명에 나섰다.

서명을 하던 한 주민은 “군수가 이제 여기서 촛불 문화제도 못 하게 하려나 봐요. 우리가 집회하게 해 달라고 서명까지 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옥외집회 신고는 군청 허가가 아닌 경찰에 신고만 하면 가능하다. 다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국회의사당,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국무총리 공관,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는 옥외집회를 할 수 없다. 군청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성주투쟁위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4일 동안 받은 1,100여 명의 새누리당 탈당계를 제출하기로 했다. 또, 일부 면장들이 촛불 문화제에 참여를 방해하는 것에 대해 항의서한을 준비하고, <연합뉴스>의 인간 띠 잇기 행사 취소 등 오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신청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2시간여 동안 이어진 촛불 문화제는 ‘헌법 제1조’ 노래를 다 함께 부른 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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