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에게 국가의 역할을 묻다

성주군민, 더불어민주당 환영하면서도 당론 채택 요구
"대한민국에 최적지는 없다", "소파 개정에 나서야 한다" 등
사드에 대한 핵심 찌르고 국가 역할에 대한 질문 던져
김항곤 성주군수, '국방부' 7번 언급하며 '국방부' 책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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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21:37 | 최종 업데이트 2016-08-03 23:31

“더불어민주당 의원님께 한 마디만 드리겠습니다. 제가 지난 광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말 꼭 여기 계시는 의원님들께서 전 국민들께 알려주십시오. 20세기 민주화의 성지는 광주였습니다. 21세기 민주주의 성지는 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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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성주군민 간담회가 끝날 무렵 한 군민이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22일째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을 이어온 성주군민들은 이미 국회의원들에게만 정치를 맡기지 않았다.

함께 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에 환호도 보냈지만, 표창원 의원 표현을 빌리면 “겁쟁이가 된 제1야당”에 대한 질타도 했다. 군민들 스스로 성주 사드 배치 철회가 아닌,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로 확장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사드 배치 결정의 근본적인 문제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성주군민, 더불어민주당 환영하면서도 당론 채택 요구
김항곤 성주군수, '국방부' 7번 언급하며 '국방부' 책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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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방문에 성주군민들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한 탓에 이틀 전 다녀간 국민의당에 보낸 호응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30여 명 규모로 방문했지만, 성주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은 모두 초선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김현권, 박주민, 소병훈, 손혜원, 표창원 국회의원과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3일 오후 3시 성주를 찾았다.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산포대를 방문한 이후 오후 4시경 군청에 도착했다. 오후 4시 30분부터 군청 강당에서 300여 명의 군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항곤 성주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김현권 의원은 “군청에 들어오는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주셨다. 더불어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고 친 박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잘하라고 친 박수라고 본다”라고 청중에게 물었고, 성주군민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소병훈 의원은 “대표가 와야 할 자리인데 먼저 온 걸 이해해 달라”며 “단정적으로 말씀 못 드리지만, 의원총회 거치고 전 국민들이 사드 반대 여론이 점점 높아지면 당의 목소리도 바뀌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한 김항곤 성주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문에 환영하면서도 인원이 적은 데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또, “국방부가 엄청난 실수를 한 거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하자다. 군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국방부가 한 번 와보지도 않고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느냐”고 ‘국방부’만 총 7번 언급하면서, 졸속적인 절차로 결정된 사드 배치 결정의 책임이 ‘국방부’에 있음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는 “요즘 성주는 일상이 무너졌다. 국회가 국방부를 불러 지탄을 좀 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주군민, 국회에 문제 해결만 요청하지 않아
"대한민국에 최적지는 없다", "소파 개정에 나서야 한다" 등
사드에 대한 핵심 찌르고 국가 역할에 대한 질문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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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민들의 질문은 국회에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핵심을 찔렀고, 성주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이 주인인 국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었다.

사드배치지역인 성산리 주민 도희재 씨는 “지난번 새누리당 의원들 오셨을 때, 국가 안보를 위해 하게 됐다. 사드배치 결정 이후 국론 분열이 심하다. 국회의원이 국론분열 막을 책임 있다고 말한다. 새누리당 의원 중에 국론분열 막겠다는 분은 1분, 구미에 백승주 의원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리 지역에 사드 배치하겠다는 의원님이 계신지 물어봐 달라”며 “저희가 보기에 최적지는 없다. 4차선 도로가 있고, 400m 고지라서 최적지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에 그런 최적지가 어디 있겠나. 대한민국에 사드 배치할 수 있는 최적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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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개민속마을 주민 이수인 씨는 “여기 계신 분들 피켓을 들어 달라. 국가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도구가 아닌 목적인 나라에 살고 싶다. 여러분 그러한 정치를 해 달라. 목적인 나라에 살고 싶다. 작다고 이런 선택을 당해서는 안 된다.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똑같이 행복해야 할 이유가 있지 않습니다”고 말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이수인 씨는 “국가에게 사드를 왜 배치하는지 물었지만, 답이 없어서 백악관 10만 청원 서명운동에 나섰다. 10만을 넘겨야 하고, 100만, 1,000만을 넘길 수 있도록 의원들이 나서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에 다녀온 성주읍 주민 배은하 씨는 “박주민 의원 법안 공청회에 다녀왔다. 밀양, 강정마을 이야기도 들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도 가슴은 아팠지만, 제 앞에 현실로 다가오기 전까지는 나서지 못했다. 군수, 국회의원이 되기는 쉽지만, 노릇을 하는 것은 어렵다. 저희를 찾아와 국회의원 노릇하는 분들은 칭찬하고 싶다. 저희가 칭찬을 계속하면 노력을 더 하지 않겠느냐”며 박수를 보내자고 제안했고, 군민들은 모두 박수를 보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제기도 나왔다. 한 주민은 “솔직히 핵심은 소파 아닙니까. 국회의원들이 소파 개정해서 사드를 못 가져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고, 박주민 의원은 “소파 개정 등 한미 관계를 동등한 관계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더민주당이 해왔다. 하지만 협상 주체가 정부인 상황에서 야당의 요청에 반응하지 않아 성과가 없다. 매우 답답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제1야당 역할 요구한 성주군민
표창원, "겁쟁이가 된 더불어민주당...달라질 모습 지켜봐달라"
소병훈, "당론 결정 안 했지만, 원내대표가 나서고 있다"
박주민, "사드 배치 결정은 철회하고 원점에서 논의해야"

성주군 성주읍 백전리 주민 우운회 씨는 “사드 1개 포대, 48기 미사일로 북한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 사드는 단순한 일개 포대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차대한 문제인데 왜 대통령부터 고위직 몇몇이 결정하느냐. 이렇게 가볍게 결정하는 걸 국민으로서 너무 분노한다”며 “이런 문제를 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노광희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홍보분과단장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성주 방문했을 때 사드배치에 대해 국회 청문회보다 더한 것도 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NSC회의에서 안전검토 과정도 없이 결정한 사드배치는 절차상 무효라고도 했다”라며 “더민주당만 나서면 지금이라도 국회 청문회는 열릴 수 있다.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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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소병훈 의원은 “(우상호) 원내대표가 당론 결정은 안 했지만, (개별적으로)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절차가 있어서 절차를 무시할 수 없다. 머지않아 군민과 함께 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더민주당은 청문회보다 더한 것 어떤 것이든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받지 않을 뿐이다. 앞으로는 이런 졸속결정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 의원은 “우리 성주군민들은 우리 지역 안 된다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한반도에 사드가 안 된다고 하고 있다. 그러므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겁쟁이가 되어 있다. 종북-좌빨이라는 욕을 먹을까 봐 너무너무 불안해하고 있다. 성주군민 여러분들께서도 저희를 그렇게 보셨을 것이다. 정부와 대통령 발목만 잡는 놈들. 이렇게 보셨을 것”이라며 “저희가 오늘 와봤기 때문에, 현장에 와봤기 때문에 안다. 오늘 저희가 와서 여러분께 비판 듣고 소통하고, 그다음에 달라진 모습들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
▲표창원 의원

이어 표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해서 모두 사드 찬성하는 건 아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청문회를 해봤자 뭘 하겠나. 청문회는 사실 요식적인 행위”라며 “사드 배치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국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후 5시 40분께 성주군민과 간담회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진행한 후 성주군청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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