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교 앞둔 유가초 공사 현장…주변 안전, 새학교증후군 염려

초등학교 반경 200미터 안에 공사 현장 2곳
신축 건물 특유 냄새⋯30분 만에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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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통폐합 논란 속에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대구 달성군 가칭 테크노4초등학교(유가초등학교 이전 통폐합 학교)를 16, 17일 이틀 동안 찾았다. 15일 예정했던 준공이 미뤄지면서 여전히 학교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관련기사=유가초 학생·학부모, 통폐합 관련 ‘조례 무효’ 행정소송 제기(‘16.8.5))

테크노폴리스 중앙공원에서 테크노공원로를 따라 학교 방향으로 차를 몰면 테크노4초와 유가중학교를 두고 좌우로 나누어지는 삼거리가 있다. 삼거리에 서면 쿵쾅거리는 공사 소음이 귓전을 때렸다. 유가중학교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데다 올 12월 완공을 앞둔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가 삼거리 옆구리에서 여전히 쿵쾅거리고 있는 탓이다. 10월 완공되는 유가초 병설유치원 마무리 공사 소음은 덤이다.

대구교육청 교육시설지원단 관계자는 “맨홀 주위 바닥 포장재 작업 등이 남아서 15일 준공을 하지 못했다”며 “내일(18일)에는 초등학교는 준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가초
▲삼거리에서 지켜본 모습, 공사 현장에 짐을 내린 대형 화물차가 신규 유가초 앞을 지나고 있다.

16일 오후 3시 30분께부터 한 시간가량 삼거리에서 현장을 지켜봤다. 삼거리를 중심으로 공사에 필요한 자재가 이동했다. 1시간 동안 대형 화물차 4대가 이곳을 지나쳤다. 이날 화물차는 주로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들어갔고, 한 대는 유가초 앞에서 멈춰 섰다. 원래 있던 학교에서 옮겨오는 짐이 화물차에 실려있었다.

준공 예정일 15일이었지만 미뤄져
초등학교 주변 공사현장 안전 우려

17일 오전 10시께 도착한 학교는 새로 들이는 책상과 의자가 도착해 어수선했다. 인부들이 책상과 의자를 학교 안으로 옮겼고, 일부는 그라인더를 들고 마감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펴봤다. 16일부터 새 학교로 출근하기 시작한 유가초등학교 교사들이 옮겨온 기자재를 정리하고 있었다. 10월 준공 예정인 유치원을 대신해 유치원생이 사용할 공간은 1층 돌봄교실로 대체됐다.

▲인부들이 새로운 책상, 의자를 옮기고 있다.
▲인부들이 새로운 책상, 의자를 옮기고 있다.

학교를 둘러본 지 30분 만에 머리가 지끈하게 아파지기 시작했다. 신축 건물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이른바 ‘새학교증후군’이 염려되는 수준이었다. ‘새학교증후군’은 ‘새집증후군’처럼 신축 건물의 건축 자재나 페인트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 물질이 두통,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새학교증후군 문제는 지난 2004년부터 부각됐다.

함께 학교를 찾은 임성무 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대위 공동대표는 “3월에 개교한 인근 비슬초도 아직 완전히 냄새가 빠지지 않은 상태더라”며 “민감한 선생님들은 조금만 있어도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부는 새학교증후군 문제가 불거진 후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교사 안에서의 공기의 질에 대한 유지⋅관리 기준’을 보면 모든 교실에서 미세먼지 100㎍/㎥, 이산화탄소 1,000ppm, 포름알데히드 100㎍/㎥, 총부유세균 800CFU/㎥을 넘기면 안 된다. 이중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100㎍/㎥ 정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관련법에 따르면 학교를 신축, 개축할 때 공기 질을 특별점검해야 하고 테크노4초도 지난주 공기 질 측정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교육청 교육시설지원단 관계자는 “며칠 전에 측정은 했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수옥 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대위 공동대표(유가초 통폐합 반대 학부모 대책위 대표)는 “보통 공기 질을 측정하면 기준치보다 낮게 나온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게 정상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엄밀한 공기 질 측정을 위해서 상온을 20도로 유지한 상태에서 5시간 동안 밀폐된 공간을 측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다.

▲3층 교실에서 내다본 창밖 모습. 유가중학교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3층 교실에서 내다본 창밖 모습. 유가중학교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둘러본지 30분 만에 머리가 지끈
자연숲 학교에서 콘크리트숲 학교로

두통의 원인이 새학교증후군 만은 아니었다.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내다본 창밖의 답답함도 두통의 원인이었다. 고층 아파트 단지 안에 신설된 학교는 사방이 아파트로 막혀 있는 모양새다. 창밖을 내다보면 맞은편 아파트 벽이 보이거나, 건너편 유가중학교 건설 현장이 보인다. 초등학생이 다니기엔 어딘지 모르게 삭막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임성무 대표는 “기존 유가초에 다니던 학생들은 자연 숲이 있던 학교에서 콘크리트 숲에서 다니게 됐다”며 “정서적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교육청 교육시설지원단 관계자는 “땡볕에 공기 맞춰서 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고, 안전 점검이나 필요한 조치는 마쳤다”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청에 따르면 신규 학교의 통학구역 내 거주 학생 중 현재 인근 비슬초에 재학 중이거나 기존 유가초에 재학 중인 학생 등을 포함해 531명이 유가초로 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22일부터 공식적으로 전출 희망 학생들에 대한 사전 접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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