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죽곡산 도로공사 문화재 지표조사 누락···환경단체 반발

대구환경운동연합, "명산 죽곡산, 마구 파헤쳐 파괴...규탄"
달성군 절차상 착오 인정, "장비만 들어갔다, 공사 시작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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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죽곡산 인근 도로공사를 두고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표조사를 누락해 선사유적 등을 훼손했다고 반발했고, 달성군은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면서 시굴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23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이 지난해 11월 착공한 죽곡산 인근 강정마을~죽곡2지구 연결 도로 사업이 문화재를 훼손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마을 주민과 환경단체의 지적에 달성군은 공사를 중단하고,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까지 한 달간 지표조사를 진행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솟은 죽곡산은 그 가치가 높다. 윷판형 암각화, 삼국시대 토기, 산성 등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명산에서 문화재 지표조사도 없이 공사를 벌였다”며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 나갔고, 암각화가 새겨진 너럭바위가 쪼개져 방치됐다. 선사인들의 흔적이 있을 지 모를 현장이 무참히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제기를 하자 달성군은 공사를 중지하고, 뒤늦게 지표조사를 벌였지만 제대로 조사가 됐을리 만무하다”며 “도로공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이 일대 선사인 흔적을 모아서 교육할 수 있는 ‘선사유적 공원’이나 ‘선사역사문화 탐방길’, ‘죽곡리 역사문화경관지구’ 같은 문화체험 학습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 죽곡산 공사 현장 모습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달성군 측은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면서, 현재 시굴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달성군 건설과 관계자는 “도로공사 착수 전에 지표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절차상 실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장비가 들어가느라 일부 나무를 잘라내는 간벌 작업을 했을 뿐 형질 변경 등 현장 훼손은 없었다”며 “지난주 지표조사가 마무리 됐고, 좀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다. 15m 간격으로 시험적으로 굴착하는 시굴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