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반란” 물의 대구교육장, 청첩장 일괄 배부 논란

11월 차녀 결혼식 앞두고, 관할 초·중 교장에 청첩장 전해
이용도 교육장, "상호부조 차원의 일, 험담하려는 중상모략"

12:06

지난 6월 면담 자리에서 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학부모를 향해 “반란이잖아. 이건 반란”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이용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6월 당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일면식이 없는 학교장을 포함한 관할 학교장 모두에게 자녀 결혼식 청첩장을 일괄 발송했고, 그 과정에서 공적 기구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대구서부교육청 교육장, 학교통폐합 반대 학부모에게 “국가정책 반대는 반란”(‘16.7.6))

이용도 교육장은 오는 11월 차녀 결혼식을 앞두고 남부교육지원청 관할 초·중학교장에게 청첩장을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이 학교에 공문서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공문함을 활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용도 교육장이 관할 중학교 교장에게 보낸 청첩장
▲이용도 교육장이 관할 중학교 교장에게 보낸 청첩장

관할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보통 교육청 공문함 가방이 있는데, 그게 우체국 택배로 학교에 배달됐고, 그 가방에서 청첩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 B 씨는 “현재까지 6개 학교 정도에 확인을 해봤는데, 6개 학교는 모두 공문함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이들 증언처럼 개인 경조사를 공식적인 교육청 문서 송달 시스템을 활용해 전했다면, 이 교육장이 개인 경조사를 알리기 위해 공적인 기구를 활용한 셈이어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사 B 씨는 “김영란법도 있고, 사적인 일에 공문함을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더구나 이용도 교육장은 9월에 남부지원청에 왔다. 교장들과 어떤 관계가 있어서 보낸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용도 교육장은 관할 초·중학교장 모두에게 청첩장을 보낸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증언처럼 공문함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우체국을 통해 보냈다는 입장이다.

이 교육장은 “(공문함을 사용했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만촌1동 우체국에서 요금 별납으로 보냈다. 만촌1동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장은 이어 “상호부조 성격이다. 제가 반드시 부조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내 교장 선생님은 경조사가 있으면 알든, 모르든 의무적으로 부조를 해야 하고,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만 보낸 것일 뿐이다. 저를 험담하려는 분들이 중상모략한 것”이라며 관내 모든 교장에게 청첩장을 보낸 일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교육장 주장과 달리 ‘공무원 행동강령’을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무원 행동강령 17조는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나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알려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거나 과거에 근무했던 기관 소속 직원에 대한 통지는 허용하고 있다. 이 교육장의 경우 함께 근무하는 남부교육지원청 공무원이 아니라, 지원청 관할 학교 교장들에게 청첩장을 보낸 것이어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에 김봉석 전교조 대구지부 홍보국장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행위다. 명확하게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 요청을 할 것”이라며 “교육장의 행동이 문제가 있는 걸로 확인된다면 이용도 교육장은 사퇴해야 할 것이고, 우동기 교육감 역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